표창원 교수가 거리로 나섰다.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과 경찰 수사은폐 사건이 드러난 것도 모자라 국정원이 대선기간 중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했다는 경악할 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면서 시민들이 거리에 뛰쳐나왔다. 여기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동참하면서 불을 지른 모양새다.

박주민 변호사, 진선미 민주당 의원과 함께 표 전 교수는 28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인 시민 3000여 명에게 국정원 사건의 실상과 의미를 역설했다.

표 전 교수는 길거리 강연에서 “대한민국은 왜, 총제적 불법선거라며 시민들이 이렇게 많이 나와계시며, 대한민국의 국정원은 왜 국가기밀을 외부로 유출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발언하는 표창원 전 교수
이치열 기자 truth710@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참여연대,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등 209개 이상의 시민사회종교단체 주최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염원을 담은 촛불을 8일째 밝히고 있다.
ⓒCBS노컷뉴스
 

표 전 교수는 이번 사건의 의미를 네가지로 분류해 조명했다. 1950년대 미국 사회를 움츠리게 만들었던  매카시즘 보다 21세기 대한민국 국정원의 대선개입 등 국내정치간섭 행위는 매카시즘을 능가한다고 표 전 교수는 규정했다. 그는 “정부에 쓴소리 하면 종북이라고 낙인찍고, 심지어 정당까지도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며 우리 가족들이 비판했다는 이유로 비난하고 종북으로 몰았다”며 “남북 분단도 서러운데 남에서조차 반으로 나뉘었다”고 성토했다.

두 번째로 든 워터게이트 사건과도 비교할수조차 없다고 표 전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경찰에 대해 “증거인멸 말고 무엇을 했느냐, 배후를 수사해야 하지만 안했다. 부끄럽다. 한때 경찰이고 경찰을 가르쳤던 사람이었다”며 “검찰은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하고, 원세훈을 소환조사했다. 하지만 증거를 찾아내 원세훈 김용판 구속 결정을 내리고도 보름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비판했다. 왜 가만히 있었는지에 대해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황교안이 그렇게 하도록 시켰기 때문인데, 황교안의 주인이 누구냐.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제가 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도 피해자일 수 있다. 민주당과 문재인을 성폭력범․파렴치범으로 내몰렸고, 흑색선전하는 비난을 했다. 그렇게 알아서 했을 수 있다. 또한 보고받고 그랬을 수 있다.”

표 전 교수는 “박 대통령이 피해자였다해도 6개월 동아, 사과를 했느냐, 진상 밝혀지도록 수사 촉구했느냐”고 되물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헌법으로 수호하고 국가기관이 엄정하게 직무 수행함으로서 대한민국 평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보장하겠다’는 선서를 하고도 사과는커녕 헌법에 있는 투표권, 주권이 훼손되게 했다고 표 전 교수는 지적했다.

 

3․15 부정선거와 같은 부정선거 측면에 대해 표 전 교수는 “국정원 직원이 거짓 여론 퍼뜨리고 이후에 수사과정을 조작했다”며 “현대판 315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1일 범죄현장을 목격하고 범죄수사전문가로서 의견을 이야기했을 때 많은 공격이 감행했다는 점을 들어 “저는 그들을 사이버 정치조폭이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또한 표 전 교수는 마지막 예로 든 ‘위키리크스’와 비교해 국정원이 ‘위키리크스’라는 역설적 표현을 썼다. 그는 “누가 기밀을 위키리크스처럼 유포했느냐”며 “김무성이 대화록을 낭독했다. 이것이 선거에 영향 미쳤겠나 안미쳤겠나. 그 기밀자료는 어디서 나왔겠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권영세 녹취록의 경우 표 전 교수는 “‘위험에 지면 이걸 깐다.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깐다, 집권 이후 위기에서 이걸 깐다’고 발언했는데, 실제로 깠다”며 “남재준이 적법 절차 밟지않고 공개했다. 미국 정통보수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에서는 국가정보기관이 기밀 유출자’라 했는데, 너무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표 전 교수는 20세기엔 총칼과 권력 이용 권력 찬탈하는 것이 쿠데타라면, 21세기 사이버를 동원해 권력 찬탈한다며 “지금까지 저를 지켜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진상 밝혀질때까지 시민으로서 도리를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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