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미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인공위성 무궁화호가 정상궤도에 안착,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구를 떠난 지 보름이 지나도록 위성이 적도 상공 3만6천km의 정지궤도로 제대로 진입할지, 수명이 얼마나 될는지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시간만 흐르고 있다.

발사당시 보조로켓의 오작동으로 예상 천이궤도에서 6천3백여km나 못 미친 지점의 타원형궤도를 돌던 무궁화호는 현재 1차 관문으로 제기됐던 원형궤도에 진입, 정상적인 운항을 하고 있다. 무궁화호의 앞날은 그러나 정지궤도로 무사히 진입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맥도널 더글러스나 록히드마틴사 등 위성발사 관련업체 전문가들도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며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이같은 ‘전혀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무궁화호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에 따르면 무궁화호는 현재의 원형궤도에서 내부연료를 사용하는 추력기를 이용, 고도를 높여야 한다. 이에 앞서 태양 전자판을 펼쳐야하고, 고도수정을 위한 위성체 자세조정 등도 관건 중의 하나다. 태양 전자판이 열리지 않을 경우 자체 배터리로만 이용한다면 엄청난 연료소모가 발생, 위성수명을 크게 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추력기 이용방법은 보험사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더욱 어려운 문제다. REA와 EHT 2가지로 구분돼 있는 추력기는 이용방법에 따라 궤도진입과 수명에 직결돼 있다. 궤도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REA는 연료소모가 많아, EHT보다 1년 정도 수명을 단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연료효율이 좋다는 EHF는 히터가열에 따라 위성체 손상 등의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한국통신은 현재 이러한 2가지 방법중 수명단축의 우려가 있지만, 궤도진입에 안정적인 REA 추력기를 이용한다는 것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결국 정지궤도진입에 성공하더라도 무궁화호의 수명은 설계수명(10년)의 절반정도인 5년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은 무궁화호의 수명이 5년 이하로 단축될 경우, 올 12월 발사될 예비위성의 사용시기를 앞당기고, 또 제3호 무궁화호 발사를 앞당겨 97년께 정도에 발사한다는 장기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