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궁화위성 사고와 위성방송 수신장치의 공급문제로 내년부터 실시될 예정인 위성방송의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S를 비롯한 방송3사는 무궁화호의 수명이 5년 미만일 경우 정부가 인수를 아예 포기하거나 무궁화호 위성을 인수하는 보험사와 재계약을 해야할 처지인 것으로 알려져 안정적인 방송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또 내년에 위성방송이 실시된다고 해도 위성방송 수신기가 제대로 보급될 수 있을지, 수신기의 가격이 얼마가 될지 현재로선 매우 불투명해 극소수의 시청자만이 위성방송을 시청하게 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 위성방송 관계자는 “손님도 없이 좌판을 벌이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3사는 정부가 공보처와 정보통신부 간에 위성 방송 방식을 둘러싸고 디지털이나 아날로그냐는 논쟁만 벌이다 정작 중요한 부분인 수신기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제작 시기를 놓쳐버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KBS의 경우 수신기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을 경우 내년 7월 실시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편성을 하게 되는 MBC와 SBS는 더 답답한 처지라고 호소한다. 전문편성이란 큰 틀만 정해졌고 구체적 내용을 올해 9월 정기국회에서 통합방송법이 제정돼야 확정되기 때문이다.

양사는 원래 종합편성이나 준종합편성을 대비해 준비작업을 해왔으나 현재는 전문채널의 성격이 확정될 때까지 준비작업을 멈추고 그냥 관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위성이 떴는데도 관련법이 없다는 게 어디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KBS는 현재 위성방송 운용에 관한 대략적 윤곽을 설정해 놓고 있는 상태다. KBS는 위성방송 프로그램의 준비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영상자료 중 재활용 작품 검토 △공연물 전작 녹화 등 교양물 제작 △외국 영상물 선별작업 △중계방송의 제약을 넘어 방영할 수 있는 스포츠물 검토 등 공중파와의 차별전략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위성방송 실시에 따른 인력과 장비, 재정문제도 큰 틀을 정해놓고 있는 상태다.

MBC와 SBS는 구체적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방송실시일만 정해지면 차질없이 진행할 만큼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력충원, 장비도입, 프로그램, 재정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여러 차례 모의 실험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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