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의 발달이 가져온 컴퓨터이 대중화는 컴퓨터통신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언론’을 탄생시켰다. 아직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영역 속에서 그 틀을 형성해오고 있지만 컴퓨터 통신은 기존언론의 영역을 넘어서 빠른 속도로 새로운 언론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다.

컴퓨터통신의 장점은 컴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넓은 지역을 짧은 시간 내에 포괄할 수 있는데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방송을 통해 일방통행식 정보습득을 해온 대중의 소극적 언론행위는 개개인들의 언론·세계관이 표출되는 적극적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감히 ‘언론혁명’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통신은 당연히 자유로움 속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PC통신을 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등으로 구속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PC통신을 통해 현정권을 비판한 박찬경씨도 87년 대선 이후부터의 YS의 권력지향적 언행을 ‘김영삼의 거짓말’이라고 비판하다 구속됐다.

PC통신망은 자유롭게 벌어지는 열띤 공방 속에서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현명한 답을 찾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임있는 행동을 전제로 발언을 한다.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이 오르기도 하지만 토론자들의 자유로운 판단과 자정활동에 의해 건강한 모습으로 토론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이같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올리고 그에 대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고 수정을 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진정한 ‘언론’의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권력은 기존언론을 통제해오던 식으로 자유로운 비판을 통제하려고 한다. 비판을 수용할 줄 모르는 오랜 관행이 첨단 이기속에서도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루빨리 ‘자유로운 통신’을 통한 건전한 비판과 토론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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