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사건’ MBC뉴스의 비밀, ‘지역시청자 못보게 하라’
‘국정원 사건’ MBC뉴스의 비밀, ‘지역시청자 못보게 하라’
상위 10번째 안에 배치된 보도 불과 ‘3건’… 국정원 사건 촛불집회엔 “리포트, 좀 심한 거 아닌가”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한 달간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관련 보도를 <뉴스데스크> 상위 10번째 꼭지 안에 배치시킨 경우는 불과 3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BS 보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가 지난 23일 발간한 민실위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과 관련된 전체 보도 건수는 MBC의 경우 총 11개 리포트 및 단신 기사 3개로 총 14건, SBS 리포트는 19건이다. 민실위는 김장겸 보도국장이 취임한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21일까지의 MBC <뉴스데스크>와 SBS <8뉴스>를 비교했다.
 
보도 건수만 보면 MBC와 SBS는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상위 10번째 리포트에 포함된 MBC 국정원 보도는 3건으로 SBS와 큰 차이를 보였다. MBC의 한 달여간 국정원 관련 보도는 ‘원세훈 전 원장 불구속 기소’(6월 11일자 6번째 꼭지), ‘대선 개입 혐의 기소’(6월14일자 1번째), ‘직접 지시 여부 공방’(6월14일자 2번째) 등 3건인 반면, SBS는 10건이었다.  
 
   
MBC 6월 10일자 26번째 리포트. 청와대 정무무석이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보도를 단신으로 전하고 있다.
 
MBC는 14건 중에 11건(단신 포함)은 뉴스 후반부에 배치했고, 이 결과 지역 MBC시청자들은 관련 뉴스를 전혀 접할 수 없었다. 일례로 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 원장의 영장 청구를 고려한다는 내용의 보도(6월5일자)를 SBS가 13번째 꼭지로 다룬 반면, MBC는 27번째 가운데 22번째로 배치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번 사안에 연루돼 있다는 소식 역시 SBS가 15번째로 내보냈지만 MBC는 29번째 꼭지 가운데 26번째로 올렸다. 
   
국정원과 관련한 중요한 리포트를 아예 누락하기도 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정원의 선거개입 단서를 포착하고도 묵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SBS가 지난달 25일 ‘검찰이 증거인멸…조직적 개입수사’라는 리포트(6번째 꼭지)에서 이를 전했지만 MBC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원전 원장의 개인 비리가 드러나자 6월 2일 SBS가 이를 톱으로 보도했지만 MBC <뉴스데스크>엔 역시 빠져있었다.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촛불집회 보도에 대해서도 지난 20일 사회2부가 리포트하겠다고 보고했지만 김장겸 보도국장은 단신으로 보도할 것을 지시했다. 김 보도국장은 “전직 경찰 집회인가? 거기에 시민단체 기자회견, 총학생회 움직임까지 다 모아 리포트를 하겠다는 것인가? 논란이 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리포트는 좀 심한 거 아냐? 우리가 총학생회까지 보도하는 것이 맞나? 한쪽 주장만 담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민실위는 전했다. 22일에도 SBS가 6번째 리포트로, KBS가 단신으로 촛불집회를 다뤘지만 MBC는 보도하지 않았다.
 
민실위는 MBC 보도국 기자들이 김 보도국장 등의 계속된 아이템 ‘묵살’로 위축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BS와 SBS가 6·10 민주항쟁 26주년 기획기사를 보도했지만 MBC는 단신으로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보도국 중견기자는 “지금 보도국 상황에서 6·10 항쟁과 같은 기사가 제대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템을 발제하면 막힐 것이 뻔하다”고 했다. 
 
민실위는 “MBC 뉴스는 MBC 기자 개개인들의 취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면서 “보도국 구성원들이 아무 말 없이 넘어가고, 스스로 위축되고 만다면 MBC 뉴스의 신뢰성 회복은 아무도 담보해줄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상위 10개 아이템 비교 ⓒ 언론노조 MBC본부
 
한편, MBC와 SBS의 상위 10개 아이템에 비교한 결과 MBC가 사건·사고를 다룬 리포트 숫자는 총 102개로, SBS에 비해 2배(55개)에 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동물 관련 아이템이 SBS의 경우 2개였지만 MBC는 총 7꼭지였다. 민실위에 따르면 보도책임자들은 이에 대해 “SBS <8뉴스>와의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생생한 그림의 사건사고 기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재산환수에 대해서도 MBC는 3건, SBS는 8건으로 2.5배 이상 차이 났고, 원전 비리 문제 보도 건수에서도 SBS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영훈중 입학 비리의 경우 MBC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민실위는 “MBC 뉴스가 국정원 문제 등 민감한 뉴스를 회피하고 있는 자에 대한 감시가 부족하며 구조적 문제를 짚는데 소홀하고 사건사고 기사가 상대사에 배가 넘는 등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