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53) CJ그룹 회장이 비자금, 탈세 등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가운데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이 박근혜 정부의 모토인 '창조경제'를 홍보하는 자체광고영상을 제작해 CJE&M 계열 케이블 채널들을 통해 일제히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CJ E&M이 보유한 TvN을 포함한 채널CGV, OCN, XTM, 온스타일, Mnet, 바둑tv 등 대부분의 케이블 채널들은 지난 10일께부터 이른바 ‘스테이션 아이디’(방송사 이미지를 홍보하는 자사 영상)을 통해 ‘창조경제를 응원한다’고 방송하고 있다.

이 자체광고는 해당채널에서 매일 프로그램 중간 또는 사이에 수차례 방송하고 있으며, 1~2개월 가량 더 지속할 계획이라고 CJ E&M측은 전했다. 현재 유투브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관련 영상물의 종류는9개이며, 30초분량의 해당 영상들은 각 채널들의 대표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영상 말미에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 라는 내용을 음성과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다.  

특히 TvN의 영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5촌 관계인 가수 은지원씨가 등장한다. 이 영상에서 은씨가 출연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한 장면이 등장하고, 곧 은씨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 가수 은지원씨가 등장하는 TvN의 창조경제 응원 광고 장면
 
이를 본 누리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TvN 창조경제 광고 보신 분 있나요? 다른 건 몰겠고 은지원이 창조경제랑 뭔 상관인지?” 라고 뽐뿌 사이트에 썼다. MLB PARK 사이트에는 “무슨 지령이라도 받은 듯이 CJ가 창조경제 응원한다는 광고 줄줄이 올리네요. 저런다고 형량이 줄어들까...” 라는 누리꾼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18일 “방송국 홍보물을 무신경하게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케이블이라 해도 지상파 못지않게 사회적 책임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신경써서 (은지원을) 배제했어야 했다” 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영상 자체에 대해서도 “낯 간지럽다. 정부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홍보하는 행위는 방송사업자로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 며 “자본과 국가정책이 서로 호응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조리한 결합” 이라 지적했다.

추혜선 언론연대 사무총장 역시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이재현 회장) 비자금 수사도 있고 오해 살만한 시기” 라며 이런 시기에 광고를 하는 것은 사적으로 채널을 이용하는 처사”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TvN 이영균 홍보팀장은 “과도한 해석이다.(‘응답하라 1997’이) 우리 대표 콘텐츠라서 넣은 것뿐이다. (은지원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재현 회장의 수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팀장은 “정부에 대한 러브콜이 아니다”며 “회사가 창조경제의 문화 선두주자가 될 수도 있기에 전략적으로 판단했다.그 동안 창조경제 핵심기업으로 포지셔닝을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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