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 거인의 등장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인간의 사투를 그려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이 난데없이 ‘우익’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한 누리꾼이 <진격의 거인> 작가 이시야마 하지메의 블로그에 실린 글을 번역해 소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이 누리꾼에 따르면 작가 하지메의 블로그에 그가 일본의 군인 아키야마 요시호루를 존경하고 있으며,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픽시스가 야키야마를 모델로 만든 인물이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고 합니다. 하지메는 야키야마를 존경한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합니다. 야키야마 요시호루는 일본 제국주의 시절 육군대장을 맡았던 인물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픽시스(왼쪽)와 일제의 군인 야키야마 요시호루(오른쪽)
 

논란이 커지면서 누리꾼들은 <진격의 거인> 작가가 우익이라는 다른 근거들을 제시했습니다. 진격의 거인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미카사’가 러일 전쟁 당시 일본의 전함 이름과 같다는 점이 누리꾼들이 제시하는 첫 번째 근거입니다. 또한 진격의 거인이 시바 료타료의 소설 <언덕 위의 구름>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도 근거 중 하나입니다. <언덕 위의 구름>은 러일전쟁을 다룬 역사소설로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러일전쟁을 자위전쟁으로 보는 일본 우익의 사관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비판을 받았던 소설이지요.

진격의 거인 팬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네요. “오늘부로 탈덕(덕질을 그만두겠다는 말)하겠다”는 선언이 줄을 이었습니다. 트위터 진격의 거인 봇(@Eren_WY_bot)이 봇 활동을 정지하겠다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진격의 거인이 우익만화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누리꾼들도 많았습니다. 우선 역사적 인물을 존경한다는 이유만으로 우익이라 볼 수 있느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한 작가가 우익이라고 쳐도 작가의 성향과 작품성은 별개의 문제 아니냐는 지적도 많네요. 특히 진격의 거인뿐만 아니라 일본 애니 대부분에 일본의 군국주의적 요소가 담겨 있는데 굳이 진격의 거인만 문제삼을 이유가 있느냐는 반론이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진격의 거인이 우익만화라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역사의식이 없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한편 일본 만화를 두고 문제 삼기보다는 한국의 현실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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