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포털 사이트 접속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트래픽 분석 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모바일 페이지의 월간 순방문자 수가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8.7% 늘어난 1918만명을 기록했다. 월간 총 이용시간도 62.5%나 늘어났다. 모바일 웹과 앱을 합산한 이용시간은 월 156억분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77%나 늘어났다. 온라인 대비 82% 수준에 육박한다.

포털 사이트의 온라인 순방문자 수는 3.4% 늘어나는 데 그쳤고 총 이용시간은 오히려 1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뉴스스탠드 개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온라인과 모바일의 합산 이용시간이 54.7% 늘어났는데 모바일만 놓고 보면 235%나 늘어났다. 구글과 다음 등도 총 이용시간이 각각 20%와 9%씩 늘어났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스마트폰이 늘어나면서 이용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3위 사업자인 네이트는 온라인 이용 시간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9.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트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합산한 전체 이용시간은 18.7% 줄어들었다. 1위·2위 사업자 중심으로 주도권이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구글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모바일에서도 네이버가 압도적인 1위 사업자의 입지를 굳힐 거라는 이야기다.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네이버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클릭·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포털 사이트의 모바일 트래픽은 온라인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머니타이제이션(수익화)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NHN의 광고 수익 가운데 모바일 비중은 올해 14.4% 수준, 다음은 10.8%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이용 시간이 각각 53.1%, 29.8%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만큼 성장성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최 연구원은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커지고 모바일 결제 편의가 개선되면서 모바일 광고 시장은 향후 지속적인 고성장이 기대된다”면서 “NHN과 다음의 모바일 광고수익은 2013년 각각 95%, 75%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특히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가 만든 소셜 메시지 서비스 라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가치를 7.2조원, 라인의 가치를 6.8조원으로 산정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믿는 구석이 모바일이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트래픽이 상당 부분 줄어들 거라는 걸 예상했으면서도 뉴스스탠드 개편을 밀어붙였던 건 온라인 트래픽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네이버는 “모바일은 아직까지 돈이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네이버 외부에서는 장기적으로 모바일이 네이버의 핵심 수입원이 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아직 모바일 트래픽을 언론사들과 분배할 계획이 없다. NHN 관계자는 “어차피 뉴스 콘텐츠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이나 돈 안 되는 건 마찬가지”라면서도 “모바일에 뉴스캐스트나 뉴스스탠드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에서는 온라인만큼 뉴스 집중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새 창을 여는 데 대한 거부감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언론사들 사이에서는 특히 온라인신문협회를 중심으로 포털에 모바일 뉴스 공급을 중단하자는 계획도 나왔지만 상당수 언론사들이 이탈해서 단체 행동에 실패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중동의 입장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연합뉴스가 동참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걸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모바일로 뉴스 소비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상황에서 한동안 포털이 주도권을 잡고 가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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