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실체 없는 서류상 회사)가 폭로되고 비자금 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5·18 관련 단체들뿐만 아니라 6월 민주화 단체들도 추징금 환수 활동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추모연대) 등은 5일 전두환씨 추징금 환수 문제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 진척 상황을 보면서 5월 단체 등과 함께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헌 추모연대 사무처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전두환 추징금은 지난 4월 말부터 이야기가 나와서 오는 10월 공소시효 만료 전에 국민에게 상기시킬 필요가 있어 지난달 16일 5월 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도 진행했다”며 “검찰 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우선 검찰 수사 추이를 지켜보면서 미진할 경우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추모연대는 오는 24일에도 국회에서 전두환 비자금 추징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일명 ‘전두환법’에 대한 국민 여론을 모을 예정이다. 이승헌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검찰의 핑계로 추징에 한계가 있었던 점에 대해 현실적으로 추징할 수 있는 조사권한 부여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경호법(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관련해서도 국가 내란죄 등의 혐의로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면 경호를 중지시킬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의 장남 전재국씨(사각형 안).
ⓒCBS노컷뉴스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국민연대)도 전두환 추징금 환수에 독자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전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행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영순 국민연대 인권사업국장은 “전두환 건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5월 단체 등을 중심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논의하고 있다”며 “지난달 16일 기자회견 이후로 연대 기구를 구성해 같이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임 국장은 전두환씨 자택 항의 방문 등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할 당위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부분은 없지만 공동 대응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공동 행사가 잡히면 참여할 것이고 전두환 비자금 추징법 등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6일 5·6월 민주화운동 단체 등은 서울 연희동 전두환씨 집 앞에서 ‘전두환 불법 비자금 추징금 체납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경호를 중지하고, 검찰은 부패재산을 환수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5·18역사왜곡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기구 '5·18왜곡저지 국민행동(가)'도 지난달 30일 정식 발족에 앞서 “전국의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전두환·노태우 학살 책임자의 추징금 환수 문제에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 나갈 것”을 결의했다.

국민행동은 “현재 활동 중인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 민주당의 5·18민주화운동 왜곡 대책위원회와 서로 협력·보완해 가며 전국적인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며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사퇴, 종합편성채널 폐지 및 관련자 문책, 일베 사이트 폐쇄 등 보다 강도 높은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역사정의실천연대의 방은희 사무국장은 “6월 항쟁 26주기를 맞는 오는 10일 전두환씨 추징금 환수를 위한 자택 항의 방문과 박승춘 보훈처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면서 “5·18을 왜곡 방송한 일부 종편 사옥이 위치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도 ‘5·18역사왜곡 대응 상경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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