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자들이 조국 교수에게 ‘발끈’한 이유
한겨레 기자들이 조국 교수에게 ‘발끈’한 이유
‘조국의 만남’ 두고 조국 교수와 사측에 문제제기…“기자들의 노고 인정 받지 못해”

한겨레 기자들이 사내 노보를 통해 조국 교수와 한겨레 사측을 비판했다.

올해 3월, 조국 교수는 2012년 3월부터 11월까지 한겨레 ‘조국이 만난 사람’ 코너에 연재된 글들을 묶어 <조국의 만남>(쌤앤파커스 출판사)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조국이 만난 사람’은 조국 교수가 이슈가 되는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동행한 한겨레 기자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조 교수에게 보내면 조 교수가 35매 분량으로 줄여 출고하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조국의 만남> 책 표지에는 ‘조국 대담 및 정리’라고 적혀 있다. 인터뷰 기사를 정리한 한겨레 기자들의 이름이 빠져있는 것이다. 한겨레 기자들은 책 서문에 “인터뷰 손님 섭외에 도움을 주고 책으로 발간하는 것에 동의해준 한겨레에 감사 한다”는 식으로 언급되고 있다.

한겨레 기자들은 4월 30일에 발행된 노보 ‘진보언론’ 222호를 통해 이를 비판했다. 진보언론은 “책을 읽은 독자들은 조 교수가 인터뷰하고 직접 기사를 작성했다고 생각할 것이다”며 “마치 조 교수가 인터뷰와 기사 작성을 도맡아 한 것처럼 홍보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조국 교수가 인터뷰이에게 던진 질문 중 10%에서 50%는 기자가 만든 질문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겨레에 공동저작권이 없을까”라고 덧붙였다.

   
▲ 한겨레 노보 '진보언론' 222호
 

문제가 제기되자 조 교수는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2판을 찍게 되면 기자들의 이름을 다 넣겠다고 밝혔다. 조국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한겨레 측의) 동의를 받고 출간을 했고,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며 “개별 기자들의 이름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고, 2판을 찍을 때 기자들의 이름을 다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사 관계자 역시 “우리는 조국 교수와 계약을 했고, 사전에 조국 교수가 한겨레 편집국장과 이야기를 해 양해를 구했다고 들어 조국 교수의 이름만 넣었다”며 “기자들이 문제제기를 해 2쇄부터는 (인터뷰) 꼭지마다 ‘정리 000기자’라고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보언론’은 한겨레 사측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가 박찬수 당시 편집국장의 동의를 받아 책을 출간했는데, 박 전 편집국장이 이를 기자들에게 알리지 않아 기자들은 광고를 보고서야 책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고, 뒤늦게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책에 실린 사진이 편집국 사진부의 동의 없이 사용된 것도 논란이 됐다. 한겨레 ‘직무상 저작물에 관한 규정’ 5조는 “회사는 임직원의 직무상 저작물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경우 등에는 사전에 그 저작물을 작성한 임직원 또는 그 임직원이 속한 부서의 장과 협의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한겨레 디지털미디어국의 전략사업부가 사진부에 알리지 않은 채 쌤앤파커스 출판사에 사진을 판매하고, 사진기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보언론은 “새로 배치를 받은 담당자가 관련 규정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사진부가 문제제기를 했고 담당 부서는 사진기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2012년 3월 5일 한겨레 <조국이 만난 사람> 1회
 

기자들의 이름이 책에 포함되기로 하면서, 사진기자들에게 보상금이 지급되기로 하면서 이번 논란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 장덕남 지부장은 “기자들의 추가적인 문제제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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