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교수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TV조선·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의 5·18 ‘북한 개입설’과 일간베스트 등 일부 극우 성향 인터넷 사이트의 비하 또는 왜곡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며 ‘5·18 특별법’ 제정을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교수는 특히 종편 채널의 5·18 왜곡과 관련, “말도 안 되는 역사와 부합되지 않는 상황을 몇몇 인사의 발언을 통해 보도했다는 것 자체가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완전히 져 버린 것”이라며 “(종편에 출연한 사람들이)북한 특수부대 출신이었다는 증언 자체를 믿을 수 없고 최근 조갑제 씨도 ‘북한 대규모 광주 개입은 말이 안 된다’고 요약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것이 언론의 자유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증언의 신빙성, 근거를 확인하고 보도 해야한다”며 “언론으로서의 기본 검증 자체가 없거나 또는 개의치 않는 언론 보도 체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헛소리를 할 수 있지만 화면을 통해서 내 보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종편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시청률을 높이고 시청률을 통해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종편의 전략”이라며 “TV조선 뿐 아니라 채널A도 광주운동을 모독하는 방송을 했지만 바로 그 다음날 동아일보는 해당 보도를 부정하는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그럼에도 채널A나 TV조선 같은 종편은 ‘그런 말’을 듣기 원하는 극우성향의 시청자를 자극적인 것으로 타겟팅 해서 그들의 열광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국 서울대 교수
이치열 기자 truth710@
 
또한 조 교수는 극우보수사이트의 5·18 왜곡에 대해 “몰상식 그 자체”라며 “그런 행태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그런 사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현 정부의 중요한 지지기반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그 안(일베)에 있는 실제 글은 수많은 명예훼손, 허위사실, 모욕, 사자에 대한 모독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미 돌아가신 분들의 실명이 다 공개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공격을 선동하는 온갖 것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이 보도화 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것이 표현의 자유 범주에 속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명예훼손과 각종 증오범죄 같은 표현은 표현의 자유 범위 밖”이라며 “(5·18에 대한 비이성적 비유를)왜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지, 국격, 국격 하는데 정말 나라 망신”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행법으로도 모든 민사소송이 가능하고 사안별로는 형사소송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그런 조치 이전에 방통위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며 “인터넷 사이트 관련 여러 가지 규제를 관활하는 국가기구가 빨리 (대응)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실을 바라보지 않고 극우이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극단적 행동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말만 하지만 나중에 극우적인 테러 등 행동으로 자신의 이념을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이번 5·18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합창이냐 제창이냐는 중요하다”며 “5·18은 국가기념일이고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추모하고 기념해야 하는 행사날로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이 행사의 의미를, 5·18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같이 불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5·18 발발 이후 지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사실상 공식 지정기념곡”이라며 “보훈처장이 진심으로 5·18 국가기념일의 취지를 이해하는 분이라면 법을 개정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 공식제례가로 올리면 되는데 형식논리를 빌어서 지정이 안 됐다고 말하는 것은 보훈처장으로서의 직무태만”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교수는 ‘5·18 민주화 운동 특별법 개정’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제례가로 하고 극우적인 발언은 처벌토록 하며 헌법 전문에 4·19 민주화 운동을 계승한다는 것과 함께 5·18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하면 모든 논란이 간단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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