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자음과 모음이 책 사재기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사재기를 막기 위해 대형 온라인 서점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윤철호 사회평론 대표는 "책을 사는 정보에 대한,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건 교보문고, 예스24 같은 대형서점들"이라며 "대형서점들이 정보제공에 협조하면 그 사재기 부분들을 충분히 적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민간감시기구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책 사재기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형 온라인 서점의 사재기 정보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표는 "공공적인 정보로 제공되는 측면이 있는 이 정보들을 관리하는 주체는 민간 사기업"이라며 "그분들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그런 제도를 만들어보자고 제안도 했었다. 그런데 그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서점에서는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윤 대표는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초기에 하도 여러 가지 제보가 있어서 대형서점들이 사재기를 방조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공조하고 있다고, 설마 그럴 일이 있을까 싶어서 사실은 조사를 해봤다"면서 "실제로 그 사재기 업체를 통해서 사재기가 가능한가, 저희들이 해봤더니 실제로 대형서점들에서 가능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번 책 사재기 의혹이 대형 온라인 서점의 묵인 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 출판사 자음과모음 홈페이지 화면
 

윤 대표는 대형서점에서 한 사람이 같은 책을 두권 이상 사면 한권으로 집계하고 인터넷상에서도 책을 구입할 때 하나의 ID로 매일 책을 사더라도 일주일에 한권으로 집계를 하는 등 사재기 방지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출판사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하고는 좀 다르다. 그게 그렇게 되고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저희가 몇 백부 이상 산 분들을 단체구매를 한 경우에도 이제 통계적인 관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집계할 때 정보왜곡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분들을 몇 백부 단위로 반영하지 않도록 저희들이 권고하고 있는데 그게 잘 지켜지지 않아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SBS 프로그램 '현장21'은 책 사재기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펴낸 소설가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백영옥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 등을 사재기 대상으로 지목해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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