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탠드 서비스가 시작되고 네이버 첫 화면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이 크게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직접 방문자와 검색 유입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언론사들 사이의 편차도 컸다. 방송사들과 스포츠·연예, 경제지들의 방문자 수가 상대적으로 덜 줄어들었다. KBS는 19.5% 줄어드는 데 그쳤고 SBS와 동아일보, 스포츠서울 등도 각각 34.3%와 38.2%, 41.7%에 그쳤다. 직접 방문자 비중이 높거나 검색어 유입이 많은 언론사들이다.
미디어오늘과 블로터닷넷, 디지털타임즈, 프레시안 등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인터넷 신문사들과 IT(정보기술)지들의 방문자 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84.8%, 84.6%, 83.9%, 83.7%씩 빠졌다. 42개 언론사 사이트 가운데 31개 사이트에서 방문자 수가 50% 이상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일간지 가운데서는 문화일보가 81.1%, 방송사 가운데서는 YTN도 83.0%나 방문자 수가 급감했다.
종합일간지 가운데서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그리고 한겨레, 경향신문 등 성향이 뚜렷한 신문들이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는데 뉴스스탠드 유입이 상대적으로 많다기보다는 고정 방문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언론사들이 네이버 의존도가 크게 낮아져 자력갱생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N분의 1로 트래픽을 나눠주던 뉴스캐스트 효과가 사라지면서 오프라인 영향력이 그대로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다같이 망하는 건 아니다. 네이버 첫 화면 개편 이후 언론사 트래픽이 전반적으로 급감했지만 고정 방문자와 충성 독자 비중이 높은 언론사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는 3월과 4월 주간 평균 순방문자수 월간 집계 비교. ⓒ코리안클릭 자료. | ||
트래픽 상위 언론사 사이트 가운데서는 한국일보와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이 타격이 컸다. 페이지뷰가 각각 65.0%와 52.1%, 52.4%씩 줄어들었다. 뉴스캐스트 의존도가 높았던 언론사들은 방문자 수 감소가 페이지뷰 감소로 직결됐다. 디지털타임즈와 미디어오늘, 블로터닷넷, YTN, 국민일보 등이 페이지뷰 감소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언론사들도 방문자 수 보다는 페이지뷰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더 적게 나타났다.
눈여겨볼 부분은 뉴스캐스트 시절 1회 방문당 페이지뷰가 높은 언론사 사이트들이 뉴스스탠드 시스템에서도 비교적 타격이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KBS의 경우 방문자당 평균 페이지뷰가 주간 기준으로 3월에는 37.5건이었는데 4월에는 63.0건으로 늘어났다. 방문자당 평균 페이지뷰가 높다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뜨내기 독자들이 적고 열독률이 높은 충성 독자가 많다는 의미다. 42개 언론사 사이트들 평균은 3월 14.0건에서 4월에는 21.0건으로 늘어났다.
4월 마지막주 기준 주간 평균 체류시간, 단위 : 분. ⓒ코리안클릭 자료. | ||
4월 마지막주 기준 주간 평균 방문자당 페이지뷰, 단위 : 건. ⓒ코리안클릭 자료. | ||
뉴스스탠드 이후 체류시간이 오히려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역시 뜨내기 독자들이 줄어들면서 고정 방문자와 충성 독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변화다. 뉴스캐스트 시절부터 체류시간이 길었던 언론사들이 뉴스스탠드에서도 상대적으로 페이지뷰 감소가 적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주간 평균 체류시간이 가장 긴 언론사는 조선일보로 3월에는 9.4분에서 4월에는 9.6분으로 늘어났다. 동아일보는 5.5분에서 5.2분으로 조금 줄어들었다.
4월 마지막주 기준 주요 언론사 트래픽 분석. ⓒ코리안클릭 자료. | ||
방문자 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없다면 방문자당 페이지뷰와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게 줄어든 트래픽과 광고 매출을 보전하는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뜨내기 독자들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조금씩이나마 고정 방문자 수를 늘려가면서 직접 유입을 늘리는 것 이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가 어마어마한 트래픽을 밀어주던 그런 행복했던 시절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사들 사이에서는 “뉴스스탠드에서는 낚시질도 먹히지 않는다, 결국 검색 낚시질로 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진지하게 나돈다. “뉴스스탠드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네이버 아니냐”는 불만과 함께 “네이버가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부에서 “애초에 뉴스캐스트 자체가 거품이었다”면서 “이제라도 퀄리티 경쟁으로 충성 독자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공허하긴 마찬가지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비스실 실장은 “한 달이 지났는데 페이지뷰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일부 언론사들을 제외하고 선정성 경쟁이 상당 부분 개선됐고 이용자들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언론사들 트래픽을 보전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단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 실장은 또 “일부 언론사들 검색어 낚시가 부쩍 늘어났는데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하면 제재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뉴스스탠드의 최대 수혜자가 네이버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원래 4년 전 뉴스캐스트를 시작하면서 네이버 뉴스 섹션의 트래픽이 70% 이상 줄어들었는데 이번에 뉴스스탠드로 전환하면서 40% 정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어차피 뉴스 트래픽이 큰 돈이 안 되는 데다 이 정도 트래픽을 먹으려고 굳이 비난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유 실장은 어떻게든 “뉴스스탠드를 안착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