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로봇 물고기’ 기억하시나요? 잊혀졌던 ‘로봇물고기’가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4대강 로봇 물고기 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일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로봇 물고기를 처음 소개했었는데요, 로봇 물고기를 4대강에 넣어 수질이 나쁜 곳을 파악하고, 중앙센터에서 이를 보고하면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그 취지였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최문기 후보의 장관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문기 후보자가 4대강 사업 기술 지원단장 시절 로봇 물고기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최 후보자는 당장 사퇴하고 사라진 로봇 물고기부터 찾아오라”고 비판했습니다.

   
 
 
미래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최문기 후보자와 로봇 물고기 사업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최문기 후보자가 산업기술연구회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원장으로 부임하던 시절 4대강 기술자문단장으로 참여해 수중 물고기 로봇 사업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 예산문제로 인해 사업이 취소되었다는 겁니다.

이후 2010년 7월에 과학기술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가 협동 연구 사업으로 추진할 과제를 공모했고, 공모를 거쳐 ‘하천수질감시를 위한 생체 모방형 로봇 시스템’ 사업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사업이 추진된 결과 올해 6월에 로봇 물고기가 출시된다고 합니다! 

   
로봇 물고기 사업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문기 미래부장관 후보자.
 
미래부 관계자는 수중 물고기 로봇 사업과 생체 모방형 로봇 시스템은 사업 추진 주체도 다르고 사업 목적도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수중 물고기 로봇 사업은 4대강 사업의 연장선에서 추진됐으나 생체 모방형 로봇 시스템은 4대강과 무관하다는 겁니다. 나아가 산업기술연구회가 로봇 시스템 사업을 추진한 건 2010년인데, 최문기 후보자는 2009년에 이미 연구원 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최문기 후보자가 참여했던 로봇 물고기 사업은 예산 문제로 추진되지 못했고, 이후에 추진된 로봇 시스템은 최문기 후보자와 무관한 사업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최문기 후보자가 로봇 물고기 사업을 추진하고, 그 사업의 연장선에서 로봇 시스템 사업이 추진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부 관계자는 “로봇 시스템 사업이 로봇 물고기 사업의 연장선에서 시행 된 것 아닌가. 로봇시스템 추진과정에서 로봇 물고기 사업의 많은 부분을 참조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 “그건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최문기 후보자 측은 아직 “로봇 물고기 사업에 책임을 지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향후 최문기 후보자 측이 이를 어떻게 해명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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