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낚시성 기사를 가장 많이 올린 언론사는 어디일까.

‘충격·경악·결국·멘붕·발칵·헉!·숨막히는·살아있네·얼짱女·최근온라인게시판·알고보니’ 등과 같은 단어가 제목이나 본문에 포함된 기사를 리스트로 제공해 낚시성 기사를 감시하는 ‘고로케’(hot.coroke.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로케’는 페이지뷰(PV)로 온라인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생산되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들을 단어별로 모아 지난 1월 4일부터 누리꾼에게 공개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신문사 홈페이지 전체기사 목록에 있는 기사를 2~3시간 안에 자동검색 해 특정 단어가 포함된 기사 제목을 자동 수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매체별로 1주간의 ‘낚시기사 실적’을 그래프로 구현, 언론사별 낚시기사 생산량을 수치화했다.

그 결과 3월 중 낚시매체 1위는 한국경제였다. ‘고로케’에 따르면 3월 2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한국경제는 한 달 간 무려 745건의 낚시기사를 냈다. 가장 빈번한 낚시 형태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인용하는 것이었다.

   
▲ 지난 3월간 낚시기사를 가장 많이 생산한 한국경제. ⓒ고로케 화면 갈무리
 
예를 들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예빈 과거 하두리 모델 시절’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등장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차 돕는 고양이’라는 제목의 짧은 동영상이 게재돼 네티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식으로 쓰는 식이다. 

이는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유머·엽기 등 가십성 콘텐츠를 기사로 둔갑시켜 활용하는 것으로, 이미 많은 매체에서 일반화된 낚시기사의 한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또다른 경제지인 머니투데이도 604건으로 낚시기사 건수가 높았다. 파이낸셜뉴스도 526건으로 높았다. 연예매체의 낚시기사 건수 또한 여전히 높았다. TV리포트는 한 달 간 625건의 낚시기사를 작성했다. 티브이데일리는 405건, 스포츠조선은 404건, 스포츠투데이는 460건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동아일보의 ‘약진’이었다. 동아일보는 최근 30일간 총 615건의 낚시제목을 작성했다. 동아는 3월 초부터 낚시기사가 급증했다. 잘 쓰는 낚시 키워드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몸매 △미모 순이었다. 같은 기간 조선일보는 179건, 경향신문은 129건, 중앙일보는 132건을 기록해 대조적이었다. 동아일보는 언론사 가운데 ‘충격·경악·결국·멘붕’ 문구를 가장 많이 써서 3월 달 ‘충격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낚시기사 생산량이 최근 한달 사이 급증한 동아일보. ⓒ고로케 화면 갈무리
 
고로케측은 “낚시기사 클릭은 언론사 사장으로 하여금 광고수입을 노린 선정적 기사 생산, 속보 남발, 정론지 포기, 심층기사 도외시 등을 부추겨, 저널리즘을 망치고 기자정신을 비웃는 언론 문화를 조장하며 양심과 신념을 지키던 기자들을 주눅들게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고로케 사이트를 제작한 이준행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지난 1월 사이트가 이슈화되면서 낚시기사가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몇 몇 언론사는 고로케에서 나오는 통계를 낚시기사의 효율적 생산을 위한 용도로 역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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