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단독] 국정원, 대선 전 박정희 정권 홍보 영상 제작·배포 의혹
[단독] 국정원, 대선 전 박정희 정권 홍보 영상 제작·배포 의혹
지난해 8월부터 누리꾼들 국정원 교육에서 영상 봤다 증언… 현재도 국정원 이벤트 ID로 유튜브 유통

국내정치 개입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 전에 박정희 정권을 홍보하고 유신비판 세력을 비난하는 영상물을 제작해 배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안보 교육에서 박정희 정권을 홍보하는 영상인 '위대한 유산 대한민국'(유튜브 영상 보기 http://youtu.be/uiq41VsaoUU)을 방영했다는 다수의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해당 영상은 유튜브 검색 결과,  아이디  'nis6event'가 올렸는데 'www.nis6event.co.kr'은 국가정보원 안보홍보 이벤트라는 사이트 주소인 것으로 확인돼 해당 영상물의 제작 주체가 국정원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해당 영상물은 유튜브에서 9개월전에 게시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유튜브 ID 'nis6event'는 현재도 국정원 홍보 사이트 (www.nis6event.co.kr')에서 홍보중인 '애국가 5절 개사하여 부르기 참가자 영상'을 올려놓기도 했다.  

   
국정원이 상영한 '위대한 유산 대한민국' 영상 화면 일부. 박정희 정부의 공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장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10월 국가보훈처에서 배포해 대선 전 국가기관이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하려는 증거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국가보훈처 쪽은 동영상 자료 제공자에 대해 입을 다물었는데, 국정원 교육에서 해당 영상을 본 피교육자는 지난해 8월에 보았다고 증언해 국정원이 직접 제작 배포했다는 의혹을 더욱 짙게해주고 있다. 

8분 40초짜리 분량의 해당 영상의 주요 내용은 과거 한일합방부터 광복의 당시 장면에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보여보고 있는데 문제는 그 공(功)을 전적으로 30여년전 박정희 정부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영상에서 사회자는 "불과 50여년전 모두가 외면해버린 힘없고 가난한 나라였다. 낯선 땅에서 두려움과 싸워면서 외화를 보내온 사람들의 땀과 눈물...(중략)...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 목숨을 던진 사람, 어린 작은 손길도 이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고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통해 서독의 파견 석탄 노동자, 월남전 파병 모습, 중동진출 모습, 어린 나이의 공장 노동자, 경부 고속도로 개통 모습 등을 연달아 보여줬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을 ‘기적’이라고 지칭하면서 박정희 정권의 정책을 적극 홍보하는 식이다.

이어 영상에서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미래에 대한 혜안이 있었기에 그리고 진정한 애국의 힘을 믿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박정희 정권의 공을 부각시켰다.

반면 "친미 친일 사대주의 정권이라며 대한민국 건국과 근대화 주역을 펨훼하는 이들, 세습독재 국가 북한에 대해 맹목적인 추종을 하는 이들, 그것은 사회 분열과 혼란을 야기하고 자유 대한민국 파괴를 기도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을 독재라고 비판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모두가 국가 파괴 세력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10월 당시에도 영상을 배포한 국가보훈처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제기됐음에도 국정원에서는 계속 영상을 활용하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시 영상을 공개하면서 국가보훈처에 제작 경위를 캐물었던 정호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에서 국가보훈처장이 제작 주체를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자료 화면상 수사기관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자료라고 생각한다”면서 “국정원이 문제가 된 국가보훈처의 홍보자료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 국민들의 건전한 비판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여론조작을 조직적으로 시도했다는 최근의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한 "지난해 국회 운영위에서 하금열 대통령 비서실장한테도 관련 영상을 확인하라고 했고, 비서실장이 활용을 하지 못하게 약속했는데 지금까지도 국정원이 활용하는 것을 보면 (정치적)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국정원측에 해당 의혹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국정원측은 회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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