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OBS 경영진에게 파업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노동조합의 파업이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지역연대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 등 인천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15일 성명을 내어 “백성학 회장이 OBS 파행을 해결하기 위해 성실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OBS는 지난 5년간 단 한 차례도 노동자들에게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OBS는 노동자들에게 휴일근무 수당에 대해서는 법정 최소수당에도 훨씬 못 미치게 지급하는 등 경영난을 이유로 불법경영을 지속해왔다”며 “경영진의 불법경영 행위로 인해 시민들은 시청권마저 침해받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백 회장이 노조와의 면담에서 ‘언제든 사업을 접을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도 문제 삼았다. “OBS를 사랑하는 인천지역 시청자들에게 보낸 협박”이라는 것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OBS는 개국될 때 사옥을 인천으로 이전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공익적 지역방송을 전제로 개국 허가를 받았다”며 “하지만 OBS는 5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불법경영으로 노동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OBS 사옥. ⓒ이치열 기자 truth710@
 

잦은 인력 유출과 과도한 업무강도 등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방송의 질이 떨어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결국 OBS는 경영진의 불법경영으로 프로그램 질은 떨어지고 급기야 시청자들은 OBS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OBS 방송 파행이 OBS 경영진과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인천시민들과 약속한 것을 이행하고 있지 않은 것에 원인이 있다고 규정한다”며 “시민들과 함께 OBS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이 14일 조합원들이 설치한 농성 천막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 대외홍보를 맡고 있는 김상현 조합원은 통화에서 “백 회장이 강제로 철거하겠다고 하면서 경비인력들한테 철거지시를 내렸다”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OBS 김학균 경영국장은 “구체적으로 철거를 지시한 건 아니다”라며 “어제 이사회가 열렸는데 손님이 오시는데 어찌됐건 예의를 갖추는 게 좋겠다, 천막을 옆으로 옮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는데 이뤄지지 않으니까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14일 이사회를 앞두고 피켓시위 등을 벌인 바 있다. 
 
노조는 14일 발행한 특보에서 지난 12일 1박2일로 열렸던 워크숍 결과를 전하며 “OBS 총파업이 장기화 국면으로 돌입했다”며 “조합원들은 토론회를 마치며 총파업 대오를 계속 유지하는 데 의견을 같이”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측 김학균 경영국장은 “증자가 안 될 경우 6월이면 현금이 고갈된다”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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