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가 파업에 돌입한 OBS가 파행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요구조건을) 얻어내지 못하면 OBS의 미래도, 구성원들의 미래도 없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OBS지부는 지난달 28일 저녁 6시부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지부는 △물가인상 반영한 실질임금 회복 △법정수당 지급 및 현실화 △경력사원-1호봉 문제 해결 등의 요구안을 놓고 사측과 노사협의회 및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용주 지부장은 5일 통화에서 “노조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파업 참가율이 80%후반~90%대”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93.2%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김 지부장은 “5년동안 참아왔는데, 이제는 뭔가 바꿔보자는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조합원 대부분이 파업에 참가하다보니 방송은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 메인뉴스는 1인 앵커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모자라는 리포트는 ‘외부 전문가’가 출연하는 대담으로 채우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에는 팀장급 이상 간부들과 비조합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OBS 사옥 전경.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지부장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자체제작 비중을 많이 줄여 (프로그램이) 크게 펑크나는 건 없다”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엉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관련부서 조합원이 모두 파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CG가 누락된 채 자막만으로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파업 동력은 충분하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김 지부장은 “언제부터인지 의사결정 구조가 상명하달 식이 됐고, 창의성이나 독창성을 발휘할 수 없는 조직으로 바뀌었다”며 “이탈자가 많이 생겼는데, 노조는 일단 근로조건 개선과 제도 안착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OBS는 창사 이래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으로의 역외 재송신 허가가 지연되면서 광고 매출 부진 등으로 인한 만성적 적자에 시달려왔다. 구성원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에 대해서는 “사측도 인정할 정도”라는 게 김 지부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비전’을 찾지 못하겠다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 상황이다.
 
노사는 법정수당 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힌 상태다. 그러나 구체적인 금액 산출을 놓고 이견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 지부장은 “(요구조건을) 얻어내지 못하면 OBS의 미래도, 구성원들의 미래도 없다”며 “벼랑 끝에서 서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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