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노조(전국언론노조 희망조합지부)가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이 결렬돼 이달말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OBS노조는 지난 20일 열린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회의에서 “사측이 임금을 인상할 수 없다는 강력한 입장을 고집하면서 ‘조정 중지’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OBS노조는 △물가인상 반영한 실질임금 회복 △법정수당 지급 및 현실화 △경력사원-1호봉 문제 해결 등을 촉구했다. OBS노조는 “2007년부터 5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태”라며 “사측은 매년 적자폭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경영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음에도 손익분기점 논리를 되풀이 하며 1~2년 정도 더 희생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OBS노조는 파업과 동시에 근로기준법에 못 미치는 휴일 근무 수당 및 시간외 수당에 대해서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법적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는 “법적 기준을 적용할 경우 조합원 한 명이 휴일 하루 8시간만 근무했어도 최소 10만 원 이상의 체불이 발생한다”며 “방송업무 특성상 누적 체불액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측은 지노위 마지막 회의에서 시간외 근무 수당에 대해 ‘실태조사를 먼저해야 한다’ 고 밝혀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동안 노사 양측은 경력직 사원은 호봉을 한 단계 낮춰 임금을 받는 ‘-1호봉’ 제도에 모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노위에서 사측은 “-1호봉은 문제가 없다”고 말을 바꿔 지노위의 압력을 받자 사측은 -1호봉 문제는 인정하되 해결에 대해서 ‘경영정상화 시 → 흑자 전환 시 → 2013년 경영목표 달성 시’로 수차례 입장을 바꿨다고 노조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27일 노사협의를 열자는 OBS의 요구에 대해 김용주 노조위원장은 “교섭이 아닌 협의는 아무런 강제성이 없다”면서 “결국 회사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학균 OBS 경영국장은 전화를 받자마자 끊었다. 김 국장은 앞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노조 측의 주장이 일면 타당하다”면서도 “자본금이 바닥나 있는 상태다.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한계에 와 있다”라고 말했었다. 그는 “적자가 줄어들고 있는 건 맞지만 2012년 147억 원이 적자”였다면서 “먼저 존립을 해야 한다. 올 해만 어떻게 잘 아끼고 잘 하면 비전이 보인다”라며 상생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용주 위원장은 “법으로 해결해도 될 법정수당까지 조정대상에 올려놓는 등 줄곧 유연한 협상태도를 보인 노조와 당장 아무 것도 줄 수 없다는 사측, 과연 누구 때문에 조정이 결렬됐는지는 자명하다”며 “이미 파업 일정이 확정된 만큼 사측이 파국을 피하고 싶다면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OBS노조는 앞서 이달 1일까지 실시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 재적수 182명 중 165명의 찬성(93.2%)으로 파업 결의가 통과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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