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코리아’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시즌4로 돌아왔다. 지난 23일 방송 첫 회부터 지상파에선 볼 수 없는 정치풍자와 19금 유머코드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즌4 첫 방송에 출연한 호스트 최민수씨는 방송인 박은지씨와 함께 출연한 ‘위캔드 업데이트’ 뉴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5년과 라디오연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4년 5개월 동안 빠짐없이 했던 라디오연설이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통령은 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일꾼이었다는 퇴임소감과 함께 라디오연설은 훗날 이명박 정부 5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대의 거울로 남으리라고 믿는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전한 뒤 “저는 (지난 5년이) 이 시대의 겨울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튼 한사람이라도 행복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18대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소방관 100여명이 취임식장 눈치우기와 의자닦이에 동원돼 논란이 일고 있다. 얼마 전 한 구급대원이 부족한 인력을 돕기 위해 화재현장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왜 인력이 부족한지 이제야 알겠다”며 소방대권을 동원한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최민수씨와 함께 등장한 박은지씨는 “새정부 인사를 두고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출신) 내각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며 “참여정부와 이명박정부 출범당시 성균관대 출신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30명 중 7명이란 (인사) 숫자는 그야말로 성균관 스캔들”이라고 촌평했다.
 

   
▲ tvN SNL코리아 시즌4 화면캡처.
 

SNL코리아는 이날 방송에서 19금 유머코드와 함께 정치풍자도 계속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코너에서는 청와대 권력이 교체되자 이명박 대통령을 무시하는 경호처의 모습을 담아 웃음을 샀다. 경호원들은 이 대통령에게 의자도 주지 않다가 포장마차 의자를 주는가 하면, 먹다 남은 초코파이를 간식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취임식 초대인사로 등장한 싸이(김민교 분)는 “나 완전히 새됐어”하고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쳐다봤다.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 등장한 진중건(김원해씨 분)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잠깐만요 이게 왜 첫 번째 뉴스입니까. 지금 여기서 일베하는 사람 있습니까”라고 촌철살인의 언급을 했다.

지난해 SNL코리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여의도 텔레토비’는 ‘글로벌 텔레토비’로 업데이트됐다. 박근혜 당선인 역을 맡은 뽀(김슬기씨 분)는 마이너스 통장을 남기고 떠나는 MB를 두고 “다음반장도 생각해야 될 거 아니야”라며 폭력을 휘두른다. 일본의 아베 역을 맡은 ‘야매’는 박 당선인에게 ‘신사참배’를 당선 선물로 준다. 중국의 시진핑 역을 맡은 ‘시핑’은 미국의 오마바 역을 맡은 ‘오바돌이’와 사사건건 대립하고 싸운다.

여기서 흥미로운 캐릭터는 북한의 김정은 역을 맡은 윗 동산 반장 ‘정으니’다. 정으니는 핵무기를 상징하는 폭탄을 들고 “내래 요거 터뜨려 버릴거야”라며 모두에게 겁을 주며 코믹하게 등장한다. ‘글로벌 텔레토비’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외교정세를 풍자할 것으로 보인다.

SNL코리아는 미국 라이브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한국버전으로 2011년 12월 첫 방송된 이후 정치풍자와 19금 유머로 유명세를 탔다. 신동엽의 가세 이후 2012년 ‘여의도 텔레토비’, ‘이엉돈PD의 먹거리 X파일’등으로 인기를 모았다. 18대 대선 후보를 신랄하게 풍자했던 ‘여의도 텔레토비’의 경우 새누리당 측의 반발로 심의대상에 오르는 등 외풍을 겪기도 했다.
 

   
23일 밤 방송된 SNL 코리아 <위크엔트 업데이트> 진행자 박은지(왼쪽)씨와 최민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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