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35년 동안 시행해왔던 ‘신춘문예’를 폐지하고 올해부터 창간기념일인 9월 22일에 맞춰 ‘중앙 신인문학상’을 신설키로 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1일 사고를 통해 소설의 경우 현행 300만 원의 상금을 1,000만 원으로 대폭 올리는 대신 희곡과 시조 부문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춘문예는 1925년 동아일보, 1928년 조선일보가 일본 신문들이 해오던 제도를 본떠 도입하면서 언론사들의 한 해 중요 사업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문학계도 신춘문예가 우리나라 근대문학이 형성되는 시기에 있어 문예잡지의 신인상 추천 제도와 함께 대표적인 문인 등단 제도로써 커다란 몫을 차지해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앙일보가 ‘폐지’ 결정을 내리게 된 데에는 신춘문예마다 중복투고가 많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 문학 지망생 입장에서는 당선을 확신하지 못하는 처지라 중복 투고를 할 수밖에 없다지만 당선작이 결정될 즈음 각 신문의 담당 기자들은 중복 당선자를 확인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여야 하는 일이 벌어졌고, 실제로 당선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심사하는 선배 문인의 입장에서도 연말연시의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응모작품을 심사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결국 중앙일보는 여러 달 동안 문단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언론사 사정에 따라 등용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중앙일보의 이러한 시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

중앙일보는 이제 한 달 정도 남은 기간동안 신인문학상의 존재를 알려야하고, 한편으로는 응모작품도 모집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중앙일보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지는 오는 9월을 지켜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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