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방송되는 KBS SBS 새 수목드라마 경쟁이 <추적60분> 결방 사태를 빚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KBS는 13일 밤 11시20분 방송 예정이었던 <추적60분> 대신 고수·신하균 주연의 영화 <고지전>을 긴급 편성했다. <추적60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연락을 받았다”면서 “급하게 결정된 것 같다. 결방과 관련해 직접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방송계 일각에선 KBS의 이 같은 긴급편성이 SBS의 새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맞대응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S와 SBS는 13일 각각 <아이리스2>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격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SBS측이 밤 11시 15분에 방영 예정이었던 <짝>을 결방시키고 <그 겨울, 바람이 분다> 1·2회를 연속 편성하기로 하면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KBS가 <추적60분>을 갑자기 결방시키고 영화 <고지전>을 편성한 것도 이런 신경전의 연장선상 아니냐는 것.
 

   
KBS 2TV <추적60분> 홈페이지
 

KBS측은 SBS 대한 맞대응 편성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 KBS측은 13일 “긴급하게 영화를 편성하기도 한다”면서 “SBS에 대한 대응편성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KBS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SBS에 대한 맞대응 편성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편성 쪽에서 ‘추적60분’ 제작진에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SBS 새 드라마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영화 ‘고지전’을 편성하기로 했다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KBS 새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
 

<추적60분> 제작진은 편성 쪽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추적60분>을 결방하면서 영화 <고지전>을 편성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BS의 한 PD는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려면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건은 잘 이해가 안 가는 편성”이라면서 “차라리 ‘아이리스2’ 1·2회를 연속 편성했다면 이해하겠지만 ‘추적60분’을 결방시키면서 영화 ‘고지전’을 내보낸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다른 PD도 “영화 ‘고지전’이 무슨 파괴력이 있다고 ‘추적60분’까지 결방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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