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정글의 법칙> 조작논란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정글이란 극한의 오지에서 생존기를 전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특성상 언젠가는 불거질 논란이었다. 대중은 <정글의 법칙>을 리얼리티로 믿고 싶어 하는 욕망과 함께 조작일수 있다는 의심을 동시에 품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박보영 소속사 대표의 음주 탓으로만 조작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음주 중 쓴 내용치고는 오타도 없었고 구체적이었다. SBS의 대응 또한 시청자를 설득시키지 못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조작논란은 ‘페이스북’이 공적 공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준 것 외에도 리얼리티 예능이 갖는 ‘한계’를 보여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사실을 짚어보자. 뉴질랜드에서 <정글의 법칙>을 촬영 중이던 여배우 박보영의 소속사 더컴퍼니 엔터테인먼트의 김상유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글의 법칙>을 “개뻥 프로그램”이라고 평한 뒤 방송 조작을 주장했다. 그는 “이게 뭐야! 드라마보다 더 하는구먼~리얼 버라이어티 플러스 다큐? XX하네~”라고 썼다.

김상유 대표는 “먹기 싫은 거 억지로 먹이고 동물들을 잡아서 근처에 풀어놓고 리액션의 영혼을 담는다고? 다음엔 뉴욕 가서 센트럴파크에서 다람쥐 잡아라 XX아! 여행 가고 싶은 나라 골라서 호텔에서 밤새 맥주를 1000달러나 사서 마시고 이젠 아주 생맥줏집 대놓고 밤마다 술 X먹네!”라고 썼다.

   
▲ SBS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 출연진의 모습. ⓒSBS
 

지난 7일 논란이 불거지자 SBS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촬영팀이 폭우로 촬영지에서 긴급철수하고 호텔에 임시 캠프를 마련해 머물며 사기 진작 차원에서 스텝들과 맥주를 마셨다”고 밝힌 뒤 “이런 일들은 촬영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자 입장에선 김병만족이 촬영 내내 오지에서 오지로 이동할 거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SBS 해명에 따르면 이동 중에는 호텔에서의 휴식이 늘 존재했다는 뜻이다.

SBS는 나아가 “박보영이 촬영하며 제대로 먹지 못하고 고생하는 것을 본 소속사 대표가 술 취한 상태에서 개인감정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이번 사건을 만취한 김상유 대표의 실수로 돌렸다. SBS 관계자는 7일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김 대표도 스스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 상태에서 쓴 글이라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된다. 김 대표는 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베이스캠프에서 5일 만에 (박)보영이를 보니 얼굴이 다 타고 뒤집어졌더라. 최소한의 배려가 없는 것 같아 제작진과 마찰이 조금 있었다.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이지원 PD와 마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즉 촬영 기간 중 감정이 틀어진 김 대표가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썼거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썼거나 둘 중 하나다.

만약 100% 허위라면 SBS는 명예훼손으로 김 대표를 고발해야 한다. 하지만 SBS 홍보팀관계자는 “PD와 통화가 어려워 충분하게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촬영에서 돌아오면 양쪽 이야기를 듣고 누구 잘못인지 판단할 것”이라 밝힌 뒤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법률검토를 할 정신이 없다.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잘 나가던 예능프로그램이 진정성에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SBS의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은 셈이다.

   
▲ SBS '정글의 법칙' 출연진이 촬영현장에서 악어손질에 나서는 모습. ⓒSBS
 

조작의 사실여부를 떠나 이번 논란으로 <정글의 법칙>의 최대강점인 리얼리티는 크게 훼손돼버렸다. 현재 촬영 중인 뉴질랜드편이 예정대로 3월에 방송된다 해도 시청자의 눈에는 의혹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해명은 당사자가 해야 한다. 뉴질랜드 현지에 있는 이지원 PD와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정글의 법칙>이 이번 논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최근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프로그램의 상징과 같은 리얼리티의 근간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정글의 법칙>은 웃음보다는 리얼의 극단을 추구하며 진정성을 전달해 성공한 예능”이라며 “이번 논란으로 <정글의 법칙>은 가장 큰 무기인 진정성이란 심장이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김교석 평론가는 “SBS가 공식해명에서 ‘이동 중에 호텔에서 묵는 것이 일상적’이라고 한 부분에서 이미 시청자들은 돌아설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으로 카메라에 나와선 안 될 부분이 나왔다.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각본과 설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시청자로서는 약간의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