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7일 카카오페이지 저작툴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다양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판사, 언론사 등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과 웹툰 작가, 파워 블로거 등 개인들도 오는 3월 카카오페이지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앞두고 신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공식 출시 전까지 사업 정보가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지만, 현재까지 CJ E&M(동영상)과 월간 윤종신(음원) 등이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업계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지가 콘텐츠 유료화의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CJ E&M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 출시에 맞춰 모바일에 적합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슈퍼스타K와 같이 방송 콘텐츠를 어떻게 재구성할지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이용율이 높은 20, 3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할 것"이라며 "모바일에 맞게 '요리 레시피'나 '뷰티 팁' 등의 동영상을 매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동영상 용량을 300mb까지 제공해 10분 안팎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는 골프 동영상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카카오페이지 예시
 
요리, 살림 등 여성 타깃 많아… 이미지 위주 콘텐츠 강점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출판사도 카카오페이지의 주요 파트너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문학동네, 김영사 등 대형 출판사들이 적극적으로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출판사의 텍스트와 이미지는 다른 종류의 콘텐츠 보다는 모바일용으로 재구성하기 쉬워 경쟁업체가 늘어날 전망이다. 
 
웅진씽크빅은 카카오페이지 출시에 맞춰 4개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주부를 타깃으로 한 '우리집 살림'이라는 콘셉트의 수납, 요리 등의 콘텐츠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을 들으며 사진과 간단한 문구를 볼 수 있는 힐링 느낌의 콘텐츠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품별로 보면 카카오페이지 출시 초반에는 단품 위주의 상품을 선보이다가 인기를 얻으면 시리즈 상품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소설이나 시 같은 콘텐츠는 하루에 한 번씩 제공할 수있고, 현재 준비하는 정보성 콘텐츠는 1~2주 간격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액정이 작은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웹툰이나 사진 등 이미지 위주의 상품도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카카오톡에 포토친구라는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캐스터넷의 방정환 대표는 "2030 여성을 타깃으로 감성적이고 힐링적 요소를 담은 포토 에시이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콘텐츠가 좋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스마트폰이라는 환경과 카카오톡 친구와 교류하고 추천하는 개념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지, 뉴스 유통채널 가능할까?… "특화된 콘텐츠가 필요"
 
카카오페이지가 또 다른 뉴스 유통채널이 될 수 있어 잡지사와 언론사 등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와 SNS 등 기존 유통 채널이 있는 상황에서 뉴스라는 콘텐츠가 카카오페이지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는 분위기다.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한 인터넷언론사 관계자는 "실시간 뉴스가 소비되는 경로는 이미 형성되어 있고, 네이버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당히 특화된 콘텐츠가 유통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오늘의 '아침신문솎아보기', 텐아시아의 '오늘 뭘 볼까' 등의 일일 뉴스 콘텐츠가 적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 카카오페이지
 
최진순 한국경제 디지털전략팀 기자는"카카오페이지의 주 사용자는 역시 카카오톡 사용자가 될 것"이라며 "지인들과 사적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인 카카오톡에서 뉴스 콘텐츠가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이어 "아동, 외국어 등 다양한 소스를 축적한 출판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애니메이션, 그림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예술가 작가 그룹들도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기자는 "애니팡의 놀라운 성공처럼 카카오라는 플랫폼이 갖는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매우 세분화된 니치 마켓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니팡과 다르게 카카오페이지 3~6개월이 지나야 성공 가능성이 확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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