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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당분간 핵실험은 하지 않고 한미 반응 살필 수도
북, 당분간 핵실험은 하지 않고 한미 반응 살필 수도
[고승우 칼럼] 대미 적대감 강화 속 향후 박근혜 정부와의 대화 여지는 남겨놔

북한이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직후 외무성 성명에 이어 24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불가능할 것임을 선언하고 물리적 대응조치를 언급함으로써 핵실험 가능성까지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이 23일 성명에서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방안에는 한반도 비핵화도 당연히 포함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을 완전 차단한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방안의 하나로 10.4선언에 포함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등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성명에서 ‘미국의 가증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으로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고 밝힌 것은 6자회담의 9.19 성명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으로 작성되었지만 미국이 6자 회감 재개를 거부하고 다른 회원국 일부도 6자 회담 합의 사항을 이행치 않은 것에 반발해 더 이상 6자 회담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새로운 한반도 비핵화 추진 기구, 즉 미국, 중국과 남북한 등 4개 국의 협의체 구성 등이 그 동안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된 것을 유의해 볼만하다. 6자 회담 일부 국가들이 회담 합의에 의한 준수 사항은 외면하면서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회담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써 전 세계적 차원의 비핵화 속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24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도 이런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른바 ‘핵 없는 세계’는 오마바 대통령이 주장해 오는 것으로 북한도 비슷한 맥락에서 한반도 비핵화도 미국의 비적대적인 외교 정책 속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미도 함축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보편적인 국제법에 따라 향후 통신위성을 비롯한 여러가지 실용위성들과 보다 강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유엔의 이번 제재 결의 채택에도 불구하고 위성을 지속 발사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또한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대처해 핵 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 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다’이라고 밝힌 것은 3차 핵 실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국면 전환에 따라 핵 실험도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위성 지속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 언급은 결국 북한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위성 발사를 지속할 것이며 그에 따른 외부의 제재가 있을 경우 핵실험 등으로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북한이 특히 미국에 대한 비판과 정면 대응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향후 있을지 모를 미국과 접촉에서 협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혈맹 중국도 북한의 위성 발사에 실질적으로 반대하면서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향후 북중 관계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가도 주목된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와 위성 발사를 통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는 현실에 대한 사실상의 묵인과 이에 대한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2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런 애매한 입장이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북한은 24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계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는데 앞장에 서야 할 큰 나라들까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미국의 전횡과 강권에 눌리워 지켜야 할 초보적인 원칙도 서슴없이 줴버리고있다는것을 말해주고있다’면서 중국의 안보리 결의 찬성에 불만을 표현했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제재에 전면 대응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도 종래의 대북 강경책을 수정하기는 어렵게 됐다. 동시에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도 미국과의 공조 압박이 거셀 경우 대선 공약인 대화 통로 유지나 인도적 지원도 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5.24 조치의 해제는 상당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을 보면 북한이 당분간 핵실험을 하지 않고 미국과 한국의 태도를 살피는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24일 ‘앞으로 계속 발사할 여러 가지 위성과 장거리 로켓, 또, 높은 수준의 핵시험은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해 남한에 대한 무력 강화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이는 박 당선인 쪽에 대해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바마와 이명박 정권이 지난 4년 여 동안 대북 강경책을 통해 가시적으로 얻은 성과가 없으며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동일한 정책을 되풀이 할 것인가 여부가 주목된다. 다음달 출범한 박근혜 정부도 북한의 대미 적대 방침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대북 대화나 인도적 지원의 창을 열어놓을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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