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박근혜 당선인 측 ‘유언비어’에 무지한 태도 드러내
박근혜 당선인 측 ‘유언비어’에 무지한 태도 드러내
[고승우칼럼] 먹통 정치, 불통 정치는 결국 민주주의 후퇴시켜

대통령 인수위의 과도한 보안과 먹통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 사항에 대해 경위나 배경 설명을 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특히 최대석 인수위원의 갑작스런 사퇴이후 논란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인수위는 철통 보안이나 소통 부족에 대해 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알려지는 것은 국민적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최 위원 같은 경우 개인적인 문제라는 이유로 사퇴 이유 공개 불가 이유를 대고 있으나 정치의 투명성이라는 원칙 앞에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수위의 보안 태도는 먹통 보안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데 이는 박근혜 당선인의 입단속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이 언론에 완벽한 결정 사항만을 발표하겠다는 태도는 정부 의사 결정이전에 여론을 언론을 통해 파악해 정책을 수정 보완한다는 과정을 생략하거나 외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선인이 최종 결론만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것은 언론을 선전 홍보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드러낸다. 언론을 국정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협치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최대석 위원 사퇴 문제에 대해서도 인수위원은 장관급에 상당한 공적 위상을 지니고 있어서 그 진퇴가 분명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항을 당선인 측은 인식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일신상의 이유라는 것은 공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인수위 대변인이 ‘알고 있지만 답변을 못하겠다’는 식으로 기자들에게 답한 것은 이른바 추측성 보도에 기름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인 대통령 인수위 위원의 진퇴 문제에 대해 인수위가 속 시원한 해명을 하지 않는 것은 ‘투명한 정부’를 공약한 당선인의 국정 운영 원칙에서도 벗어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부처 업무보고 비공개 방침을 밝혀 이른바 ‘불통’ 논란이 확산되자 이를 번복하거나 국민의 궁금증에 해답하겠다고 밝혔다. 진영 부위원장은 인수위가 너무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인수위의 최종안이 확정되면 백서를 발간하고 국민과 토론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 주요 인사나 정책 수립 과정에서 국민을 의식치 않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태도가 정책의 최종 확정 이후 수정 보완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 인수위의 태도는 정치가 가장 금기시해야 할 유언비어 발생을 방치 또는 조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런 태도는 정보 발생과 유통에 대한 사회과학적 지식에 무지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으로 향후 국정 수행 과정에서 언론과의 관계 설정이 원만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 충분하다.

유언비어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공식 미디어는 물론 개인 차원에서 발생 전달된다. 최 전 의원과 관련해 언론에서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는 것도 유언비어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유언비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데 관련 정보가 미흡하거나 불확실 할 경우 발생한다. 주목 받는 사실에 대한 비밀주의가 강하거나 해명이 미흡한 상황에서는 유언비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최대석 위원의 사퇴와 그 이후의 과정은 유언비어가 양산되고 그에 따라 당선인과 인수위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질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인수위가 계속 함구하고 최 위원 본인이 잠적한 것은 관련 유언비어 확산에 기름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 언론이 권력의 통제를 받으면서 유언비어 공화국으로 불렸던 비극이 되풀이 되는 느낌을 준다.

유언비어 종식의 방식은 간단하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실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면 그것은 아침 햇빛 속의 이슬처럼 사라지게 된다. 21세기 민주정치, 특히 SNS 등 첨단 미디어가 세계 최고 수준인 사회에서 유언비어가 횡행하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당선인 측이 집권하기도 전에 유언비어 발생과 그에 대한 무지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향후 국정 수행이 협치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스스로 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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