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고로케’가 언론사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이 만든 사이트 충격 고로케는 “충격”이나 “경악”, “헉”, “알고 보니” 등 네이버 뉴스캐스트 맞춤형 낚시 제목들을 집계한 사이트다. 미디어오늘이 처음 소개한 뒤에 언론사 인터뷰가 잇따랐고 최근 사이트를 확대 개편해 순위를 집계해 공개하기도 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반응도 폭발적이어서 12일 기준으로 페이스북 ‘좋아요’가 3100개가 넘고 트윗도 1000개 가까이 쏟아졌다.

‘충격 고로케’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충격”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가장 많이 쓴 언론사는 중앙일보다. 32건의 기사 제목에 “충격”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2위는 한국경제, 3위는 조선일보, 4위는 매일경제, 5위는 아시아경제다. “경악”이라는 제목을 가장 많이 쓴 언론사는 매일경제, “결국”은 서울신문, “무슨 일”은 동아일보, “헉”은 매일신문, “숨막히는”은 티브이데일리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지난 7일 미디어오늘 보도 이후 블로터닷넷이 이 사이트 개설자 이준행씨를 인터뷰했고 한겨레가 후속 기사를 썼고 12일에는 연합뉴스까지 “낚시성 제목 집계 사이트”라며 소개했다. 연합뉴스를 전재해 세계일보가 이 사이트 소개 기사를 내걸었지만 정작 순위권에 오른 언론사들에서는 반응이 없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입소문이 퍼지면서 1주일 만에 방문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은 뉴스에까지 “충격”이나 “경악” 같은 제목이 등장하는 건 그만큼 네이버 첫 화면에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오는 3월, 뉴스캐스트가 전면 종료되면 달라질까.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부 부장은 “뉴스캐스트가 종료되면 페이지뷰가 줄어들면서 선정성 경쟁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헉”, “이럴 수가” 보다 좀 더 자극적인 제목이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운영하는 뉴스 서비스 미디어다음은 트위터에서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사건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면서 “미디어다음 편집자들은 ‘충격 고로케’에서 언급한 제목의 기사는 편집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는 3500만명. 이 가운데 2300만명 가량이 네이버를 웹 브라우저의 첫 화면으로 설정해서 쓰고 있다. 다음은 1000만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대외협력실 양현서 차장은 "다음은 이미 내부 편집원칙에 따라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 편집을 배제해왔다"면서 "이번에 트위터에 게시한 글은 충격 고로케의 개설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에 작성하게 된 것으로, 새롭게 원칙을 만들었다거나 하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의 편집 원칙을 다시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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