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들이 전 범서방파의 두목이었던 김태촌 씨의 사망 소식을 5일 저녁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일제히 전한 반면, 연말부터 이어진 노동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희망버스’ 행사는 보도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소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대중적 호기심을 채우려는 흥미 위주의 뉴스 편집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 5일 방송사들의 보도태도는 2012년 말부터 계속 잇따랐던 노동자들의 자살소식을 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는 지속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방송사 보도편집진의 의도된 태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KBS,MBC,SBS는 지난 5일 일제히 저녁 메인 뉴스를 통해 고 김태촌 씨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다뤘다. MBC 뉴스데스크 <‘前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사망…장례식장 병력 급파’>(8번째), KBS 9시뉴스 <김태촌 사망 등 사건사고>(13번째) SBS 8시뉴스 <김태촌 사망...경찰병력 투입>(15번째). 반면, 이들 방송사는 이날 진행된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 씨 등 노동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희망버스’ 행사는 이날 주요 뉴스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았다.

   
1월 5일 MBC 뉴스데스크 김태촌 씨 사망 뉴스
 

지난해 12월 21일 한진중공업 최강서 노동자의 자살이 일어난 이후 공영방송사의 메인뉴스에서 노동자들의 죽음 소식을 찾아볼 수 없다. 지상파 3사 중에서는 SBS가 유일하게 2일 8시뉴스  <처우 열악해지는 비정규직…재원 마련 고민부터>기사에서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언급하며,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1월 5일 KBS 9시 뉴스 김태촌 사망 뉴스
 

KBS 9시뉴스에서는 지난 1월 4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쌍용차 해고자 농성장을 찾은 것을 정치공방으로 다른 KBS 9시뉴스 <여, 쌍용차 실태조사 착수…야, 국정조사 촉구>가 노동자들의 자살문제를 다룬 유일한 아이템이다. SBS에서도 단신으로 쌍용차 소식을 다뤘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는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MBC 뉴스데스크의 노동 관련 아이템은 1월2일 <절망보다 희망을 품도록‥차별 없는 일자리 과제>가 있었으나 자살 노동자들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1월 5일 부산에서 열린 희망버스 행사에서 고 최강서씨의 아내 이선화씨가 남편의 죽음이 헛되지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CBS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이효성 교수는 “대중이 흥미를 갖는 뉴스도, 대중들에게 알려야할 의미 있는 뉴스도 방송뉴스에서 모두 다룰 수 있지만 방송 저널리즘의 본령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뉴스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사들이 낙하산 사장들에 의해 장악된 이후, 노동자들의 연쇄 자살 문제 같이 정부 여당에 부담스러운 정치사회 뉴스들은 피하고 대중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흥미 위주의 뉴스편집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언론노조 장지호 정책실장도 “권력의 눈치를 보는 공영방송사들이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뉴스들은 외면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방송뉴스는 사회적 약자들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외면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