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연합뉴스 없이 뉴스 생산 가능할까?
중앙, 연합뉴스 없이 뉴스 생산 가능할까?
1월 1일자 계약 해지 통보, 외신기사 및 사진 분리계약 요구… 연합 “분리할 수 있는 성격 아니다”

중앙일보가 ‘연합뉴스 없는 뉴스’ 만들기를 시도한다. 그룹사인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연합뉴스에 외신만 따로 계약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연합은 분할 판매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전재 계약에 대한 쟁점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기사 등 하루 평균 3000건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최대 통신사 없이 ‘취재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4일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이하 중앙미디어) 서경호 커뮤니케이션팀장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지난 연말 연합뉴스에 올해 1월 1일자로 기존 ‘국내기사‧사진, 외신기사‧사진’에 대한 전재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대신 중앙일보는 외신기사와 사진에 대해 별도로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다.

중앙일보의 이 같은 결정은 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중앙미디어는 ‘취재 공백’에 대해 기존 계약사인 민영통신사 뉴시스, 뉴스1을 활용하면서 취재 인력을 현장 중심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서경호 팀장은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비용 문제, 연합뉴스 서비스에 대한 불만 차원이 아니다”라면서 “JTBC 등 다양한 미디어회사들이 그룹 안에 갖춰져 있고, 지역 취재를 강화하면서 독자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됐다고 판단한다”며 계약해지 취지를 밝혔다. 다만, 중앙미디어는 JTBC와 연합뉴스 전재계약은 계열사별로 판단할 계획이다.

쟁점은 ‘내‧외신 패키지 계약’이다. 연합뉴스는 현재 언론사와 계약에 있어 국내 사진과 기사, 외신 사진과 기사를 한데 모아 공급하는 ‘일괄 계약’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서경호 팀장은 “(외신을 제외한) 취재에서는 중앙일보와 JTBC 등 그룹 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내용이 중첩된다”면서 “고객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선택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김장국 연합뉴스 기획조정실장 통화에서 “분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특파원과 국내 기자가 협업한 기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특파원과 국내 기자가 함께 작성한 기사의 경우, 내신인지 외신인지 분리하기 쉽지 않다”면서 “분리 계약을 하는 통신사는 해외에도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와 전재계약을 맺거나 콘텐츠를 교류하는 계약회사 현황. 연합뉴스 누리집에서 갈무리.
 

중앙일보가 자체 취재력과 민영통신사만으로 취재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011년 기준 연합뉴스의 텍스트 기사는 외신을 포함해 하루 평균 1500여 건에 달한다. 내신 사진은 1100건, 영문 등 외국어뉴스는 260건 수준이다. 하루에만 3000여 건의 콘텐츠를 언론사에 제공하고 있다. 중앙일간지의 경우, 연합뉴스 콘텐츠를 전재하는 비용은 연간 6~7억 원 정도다.

중앙미디어의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연합뉴스가 ‘뉴스도매상’이 아니라 포털사이트 등에서 소매상으로 경쟁하고 있는 미디어환경 변화가 있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연합뉴스가 포털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사를 참고하는 것만으로도 물 먹는 경우(기사 누락)는 거의 없다”면서 “연합뉴스 누리집이나 포털 등을 주시한다면 데스크에서 취재지시를 내리는데도 무리가 없기 때문에 굳이 전재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장국 기획조정실장은 ‘국가기간통신사가 뉴스 소매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도매상 역할을 한다면 국가기간통신사에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면서 “미디어환경이 변화한 상황에서 도매상만 한다면 연합뉴스 기사 100개 중 5개 정도만 소비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포털을 통한 뉴스 공급 등 매체들 간 벽은 허물어진지 오래”라면서 “이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요 일간지의 전재료는 1998년에 한 번 조정된 뒤 인상된 적이 없다. 30%를 상회하던 전재료 수입은 2011년 기준 신문‧방송‧포털‧무가지‧스포츠지를 모두 합해 19.8% 수준이다. 일간지만 따져보면 5% 미만이다.

연합뉴스의 주요 매출은 정부기관에서 나온다. 정부부처들은 연합뉴스를 구독하는 비용으로 연간 총 350억 원을 지불하고 있다. 이밖에도 연합뉴스는 KTX 영상광고, 홈트레이딩시스템 정보 공급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편 연합뉴스 내부에서는 중앙일보와 이 같은 제안을 ‘전재료 인하 협상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 한 관계자는 “분리계약을 문의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전재료를 협상하기 위한 의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경호 중앙미디어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콘텐츠 독자성을 위한 그룹 차원의 결정”이라며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상징. 누리집에서 내려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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