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복지의 의미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후보의 복지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지지한다는 것인지 웃음이 나온다.”

지난 14일 대선 투표를 위해 잠시 귀국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한 누리꾼(다음 아고라 아이디 ‘여름의 문’)의 반응이다.

오세훈 전 시장의 귀국 소식을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판적이다. 트위터 아이디 funr****는 “서울시민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성시킬듯”이라고 밝혔다.
 
블로그 ‘인터넷안주’를 운영하는 아이디 Gimgiza는 “1년에 690억원 예산이 더 드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시장직을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번 후보를 돕기 위해 영국에서 귀국. 1번 후보는 고교까지 전면무상교육과 0~5세 무상교육,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이 대선공약. 잘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322만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의 부채 50% 감면 △목돈 안 드는 내 집 마련 정책 △5세까지 맞춤형 무상보육 실시 △고등학교까지 무상의무교육 △소득맞춤형 반값 등록금 실현 △셋째 자녀부터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암·심장병·중풍·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진료비 100% 국가 부담 △국민기초연금 도입, 어르신에 월 20만원 지급 등을 공약한 바 있다. 

   
▲ 친환경무상급식본부,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등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이 지난 2010년 12월 23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광고를 낸 오세훈 서울시장을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truth710@
이치열 기자 truth710@

트위터 아이디 mind****는 “그가 사퇴하지 않았으면 박원순, 안철수, 문재인도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청사 지붕 가서 제설작업 하고, 둥둥섬 가서 청소부터 하라”(iamyo********), “당장 할 일은 출국금지 및 서울시 시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fil****)라며 오세훈 전 시장의 지난 시정을 비판하는 지적도 있었다.

“오세훈의 지지선언을 바라보는 박근혜의 심정은 어떨까”(chan*******)라며 오세훈의 박 후보 지지가 박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오 전 시장의 귀국 소식은 15일자 아침 종합신문 중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정도만 다뤘다. 조선일보는 6면 <오세훈 “朴에 한 표라도 보태겠다” 잠시 귀국> 기사에서 오 전 시장의 귀국 소식을 짤막하게 다뤘다.

   
▲ 조선일보 12월 15일자 6면 기사.

오 전 시장은 조선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박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선거전이 박빙 양상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표라도 보태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박 후보 지원을 위한 유세에 나설지에 대해 “시장 임기 중간에 사퇴한 죄인이 대선 유세 지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주민투표 때 야당의 전면적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유권자들에게 ‘투표에 꼭 참여해 박 후보를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복지수요가 폭발할 것은 분명한데 경제가 성장하고 여력이 있어야 복지가 가능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라며 “이런 면에서 박 후보의 복지 정책이 문 후보 보다는 고민을 많이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시장직을 사퇴하고 지난 5월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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