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20~49세 월 평균 시청률이 0.1%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그레이 채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기준 AGB닐슨의 자료(전국 유료방송가구)를 종합해 본 결과, 10월 시청률은 채널A 0.72%, JTBC 0.53%, MBN 0.89%, TV조선 0.48%을 기록했다. 이는 0.4%대로 시작한 올해 초 시청률에서 조금이나마 성장한 수치이다.

하지만 20~49세 시청자의 시청률을 분석해보면 채널A 0.18%, JTBC 0.15%, MBN 0.16%, TV조선 0.09%이다. 이 나이대의 개국 초 시청률이 0.1%대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10개월 동안 젊은 층의 시청자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결국 전체적인 시청률은 조금 늘어났지만 증가한 시청자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종편의 보수적인 정치색과 프로그램의 실제 타깃층이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종편에서 나름 선전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대다수가 이른바 ‘쇼양’이라고 불리는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채널A), 고수의 비법 황금알(MBN) 등이다. 젊은층을 겨냥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보다 40~50대 주부와 같은 중장년층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제작비가 적게 드는 시사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편성 전략도 종편의 노화 현상에 한몫했다. 신율의 대선열차(TV조선), 박상규의 대선스타일(채널A), 대통령의 자격(JTBC) 등이 이에 속한다.

이 같은 종편의 노화는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광고주가 선호하는 적극적 소비층인 20~49세를 외면하다보면 자연스레 광고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주 시청자가 50대 이상인 종편에 관심을 가지는 광고주는 보험, 제약회사 등이 될 것”이라며 “10, 20대를 포섭하지 못한 종편이 자연스레 ‘그레이 채널’인 미국의 지상파 방송과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타깃층 설정이 전략적인 것이라면 나름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만 앞으로 시장 확대는 어려운 편성 전략”이라며 “종편의 보수적인 정치이념적 속성과 수익을 쫓는 경제적 속성이 충돌을 일으켜서 시장성의 한계에 부딪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정우 MBN 홍보부장은 “주 시청자층이 40대 이상인 것은 맞다”며 “시청자 연령대가 높은 것은 지상파는 물론 종편 4사의 고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 노하우 등 종편이 가지고 있는 환경이 단기간에 모두 갖추기는 어렵다”며 “괜히 어설프게 출혈을 하는 것 보다는 시청자층을 확보한 후 외연을 확장하는 게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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