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사회환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정수장학회 공대위, 집행위원장 한홍구)와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는 22일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수장학회로부터 편집권 독립투쟁을 벌인 이정호 편집국장을 해고한 세력들을 규탄했다.

이들은 박근혜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나와 무관하다”며 여전히 정수장학회 문제를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며 대선후보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문제와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매각 모의 논란을 두고 “정수장학회는 순수한 장학재단”, “나는 장학회와 무관하다”, “김지태씨가 처벌 받지 않기 위해 먼저 재산 헌납의 뜻을 밝혔다”는 등의 입장을 밝히며 국민을 기만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정수장학회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일보에서 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였던 이정호 편집국장이 해고됐다. 이정호 국장은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 필요성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보직해임을 당한 뒤 6개월간 대기발령으로 있다 지난 18일 해고됐다. 정수장학회 공대위는 이를 두고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싣지 못하게 하기 위한 정수장학회의 정치적 책략의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이정호 국장의 해고는 자유언론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고 역사적 정의에 어긋나는 부당해고”라고 말했다. 박석운 대표는 “이정호 국장 해고는 몸통 최필립 위에 있는 ‘머리’ 박근혜가 시킨 것”이라 주장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박 후보를 두고 “스스로 역사를 인식하고 정리할 수 없는 자에 대해 역사적 심판을 내려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는 자신이 유신 군사독재자의 후계자임을 명백하게 드러냈다. 어떻게 법원이 인정한 강탈 사실마저 부인하고 정수장학회를 모범적 재단인 양 호도한단 말인가”라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이정호 국장은 “부산일보 편집국에는 정치부장과 사회부장도 언론독립투쟁 과정에서 정직을 받았다. 이런 희생들이 헛되지 않게 싸워나갈 것”이라 밝혔다.

정수장학회 공대위와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민심을 읽지 못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십 년 간 박정희·박근혜로 이어지는 ‘임금과 공주’의 가신을 자처하는 자(최필립)가 어찌 박근혜와 정치적으로 무관한가”라고 지적하며 박 후보의 21일 기자회견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 박 후보의 즉각적인 사과와 대선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이정호 국장을 해고하고 장학사업과 무관한 정치쇼를 일삼는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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