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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잡한 NLL 논란은 삼류 코미디 같은 태도
추잡한 NLL 논란은 삼류 코미디 같은 태도
[고승우 칼럼] 대선 끝나면 하루아침에 사라질 정치 공세

대선 투표일이 60일도 안남은 시점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 논란으로 선거 분위기가 혼탁해지고 있다. NLL 논란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9일 ‘당사자가 밝히면 될 일’이라는 식으로 가세하면서 대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논란은 이명박 대통령도 직접 가세하면서 정부 여당의 합작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뜬금없이 연평도를 방문하고 NLL 사수를 외친 것은 새누리당의 야당에 대한 공세에 힘을 실어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일부 탈북자들의 대북 풍선 공세에 대해 북한이 무력 사용을 공언하고 남측 국방부장관도 맞대응을 공언하면서 대선 정국에서 북한 변수의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여권이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는 것은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해서 투표에서 득을 보자는 계산과 함께 대선 후보를 ‘박근혜 - 문재인’ 두 사람으로 집중시켜 안철수 후보를 관심권 밖으로 밀어내려는 정치 공학적 노림수가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형국이어서 야권 후보 단일화 등에 쐐기를 박기 위해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논란의 특성은 여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지목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인이라는 점과 청와대,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 관련 자료의 열람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충분히 계산한 여권은 연일 이른바 ‘카더라’식의 포문을 열면서 논란의 영역을 종북주의 비판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NLL을 주제로 삼은 북풍 공세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대선을 정책선거에서 멀어지게 하면서 국민의 선거에 대한 눈높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추잡한 3류 정치다.

새누리당이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나 불안감이 크다는 점을 진정 인정한다면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보관하고 있는 관련 자료에 대해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검증해 진상을 밝히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외면한 채 연일 야당에 대해 포문을 열어 말 폭탄을 쏘고 있는 형국이다.

NLL 문제는 휴전협정 협의 당시 휴전협정 당사국들이 서해 경계선에 합의를 보지 못하자 유엔군이 ‘남측 군대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의미를 앞세워 임으로 그은 선이다. 국제법상 해상 영역을 표시하는 구속력이 없는 상태로 출발한 선이다.

북한이 NLL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남측에서는 실효적 지배를 앞세워 해상 경계선으로 주장했었고,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남북이 ‘현 상태’를 인정하는 선에서 봉합을 했었다. 이런 합의 정신은 그 뒤 6.15공동선언, 10.4선언에서도 준수되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새누리당은 남북 대결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야권 공세를 위한 무기로 이 문제를 대선 국면에서 집중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이런 태도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남북 경제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이 향후 지구촌 경제 경쟁에서 한반도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이라는 것을 외면하는 심각성이 있다. 이는 한반도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역사적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정치권력만을 잡으려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여당이 마치 야당과 같은 태도로 문제를 제기하는데 삼류 코미디와 같은 점이 있다. 청와대와 국정원에 관련 자료가 소장되어 있는데도 남의 이야기 하듯 하면서 야당을 공격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다. 이런 태도는 정치의 전문성을 스스로 짓밟으면서 국민을 무시하는 추악한 태도다.

일부 언론의 태도 또한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 정부 여당의 선전 홍보 기구처럼 근거도 없이, 사실 확인도 생략한 채 문제 제기성 보도를 양산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말도 되지 않은 정치 공세를 지속하는 것도 이런 언론을 자기편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낙하산 사장들이 장악한 언론이 언론이기를 포기한 상태에서 빚어내는 사회적 낭비는 대단히 심각하다.

NLL 논란은 그 성격상 대선이 끝나면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선거 때마다 등장한 북풍들이 그렇듯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당사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할 것이다. 정치 선진화를 위해 지구촌 다른 지역에서는 오래전에 사라진 이념 대결, 색깔론을 앞세운 공작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런 정치 집단이 존재하는 한 정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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