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신축한 우주전파센터 직원숙소가 방통위 직원들의 여름휴가용 콘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방통위 직원들의 도덕불감증(모럴헤저드)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전파연구원의 우주전파센터 직원숙소는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15억원을 들여 제주도 한림읍에 신축됐다.

방통위는 우주전파센터 직원숙소 목적에 대해 "우주전파센터 예·경보업무 등 긴급상황 발생시 즉각적으로 대처하고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도모하기 위해"라고 밝혔지만 실제 여름 휴가기간 방통위 직원들이 콘도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주전파센터 측은 직원숙소 18실 가운데 비어있는 방 일부에 대해 우주전파센터 또는 제주지역 방문자들을 위해 임시 숙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여름 휴가 기간 동안 비어있는 방들이 방통위 직원 등의 휴가용 숙박시설로 사용되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실제 우주전파센터에서 제출한 직원숙소 사용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12월 완공돼 올해까지 방통위 직원과 국립전파연구원 직원, 중앙전파관리소직원들이 지난 6월말부터 9월초까지 집중적으로 우주전파센터 직원숙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숙소의 시설 총 18개실 가운데 14개실은 7평의 1인실 규모로 돼 있는 반면 나머지 4개실은 큰방과 작은방, 거실, 주방이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 방통위 직원 21명, 전파연구원 직원 15명, 전파관리소 직원 32명이 대부분 가족들을 동반해 해당 숙소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19일까지 숙소 3개실은 단 하루도 비어있지 않았다.

최 의원은 "아무리 우주전파센터 직원숙소가 관광지역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본래 목적과 달리 방통위와 그 소관기관 직원들의 여름 휴가용 콘도로 변질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 예산으로 지어진 시설을 마치 자기네들의 사유물인양 앞 다퉈 휴가시설로 사용했다는 것은 도덕불감증의 극치이자 특혜를 쫓는 특권의식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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