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내부에서 고성국 정치평론가에 대해 친박근혜 후보 성향의 정치편향성이 심해 YTN 출연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4일 YTN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위원장 임장혁)에 따르면, 노조 공추위는 YTN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에 대해 친 박근혜 후보 성향으로 정치적 편향성이 심하다며 고 박사의 출연 정지를 사측에 요구했다.
 
공추위에 따르면, 고 박사는 YTN 생방송에 출연해 수차례 편파적이라는 의혹을 살만한 발언을 했다. 박근혜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이 재단 측 반대로 무산된 것에 대해 “그래도 대권후보인데 원천적으로 막아야 했나, 막아선 분들이 미숙하다”고 말한데 이어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해 비판이 제기됐을 때도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사건 공천비리에 엄격한 쇄신의 칼을 대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고 박사는 박 후보의 호남 방문에 대해서는 “박근혜 스타일이 우회해가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스타일”이라며 “호남이라고 해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극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고 박사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YTN 뉴스 대담코너에 신율 명지대 교수와 함께 출연해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관련 사과에 대해 언급하며 방송 중 웃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공추위는 지난달 26일 열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도 일부 정치전문가의 발언에서 특정 후보에 편향된 내용이 많아 해당 출연자의 교체나 주의 조치 등 각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 위원들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적절한 개선책을 세우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국 박사는 지난 5월 박근혜 후보 지지단체인 ‘박사모’ 충북본부가 창립8주년 행사로 주최한 초청특강에서 친 박근혜 성향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찍힌 동영상에서 고 박사는 4·11 총선을 평가하면서 “새누리당 압승, 민주통합당 참패의 원인 하나만 얘기하자면 새누리당에는 박근혜가 있었고 민주통합당에는 박근혜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야권은 강력한 리더십이 없는 상황에서 공천은 나눠먹기하고 위기가 발생해도 한 달 이상 해결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를 중심으로 분명한 목표를 선정하고 어떤 길로 갈 것인지 인식을 갖고 갔다”고 평가했다.

고 박사는 올해 대선과 관련해서도 “이번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도 30만표, 50만표 차이로 간신히 이기지 말고 200만표 차이로 처음부터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작년부터 얘기해왔다”며 “박근혜한테 이기는 것은 확실하니 당선된 다음 국가경영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따로 준비하는 팀을 꾸리라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 박사는 이날 강연 후 박사모 회원들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노조 공추위는 지난 2일 성명을 내어 “고씨는 박사모를 대상으로 박근혜 후보 측에 서서 강연을 하고 감사패까지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런 인물이 보도전문 채널에 고정 출연하며 대선과 관련한 평론을 한다는 것은 YTN은 물론 건전한 여론 조성에도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YTN 노사는 지난달 공방위에서 배석규 YTN 사장의 평일 골프를 비판한 노조의 성명에 대해 사측이 노조위원장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이 났다는 기사를 사회부장이 삭제한 건과 새누리당의 안철수 후보 불출마 협박 논란을 둘러싼 택시기사 증언 보도와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평일골프 관련 기사에 대해 노측 위원들은 판결에서 YTN 사장이 공인으로 인정되고 노조의 기본적 활동에 대한 기준이 제시됐다는 점 등을 들어 기사처리됐어야 했다고 주장한 반면, 사측 위원들은 가급적 회사 문제는 기사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후보 불출마 협박 논란을 둘러싼 택시기사 증언 보도에 대해 사측 위원들은 기사가 지연된 점은 인정했으나 기사 회피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 현장 인력 부족으로 등으로 인해 보고 체계에 문제가 생겨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성국 박사가 시사 토론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OBS 내부에서도 MC 교체 요구가 나오고 있다.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OBS 노조)는 4일 열린 편성위원회에서 오는 22일 예정된 정기개편 때 의 진행자 교체를 사측에 요구했다.

는 OBS의 거의 유일한 시사 프로그램이다. OBS 노조는 “OBS의 시사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가 타사의 토론 프로그램에 패널로, 그것도 정파적인 입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출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진행자 교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OBS 프로그램 진행에서도 박근혜 후보 관련 얘기가 나오면 자신이 말을 길게 한다거나 야권 쪽 패널의 말을 자르는 등 불공정 진행 사례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도 노조의 문제제기를 수용하고 사장에게 보고하는 한편 해결책을 찾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거듭된 MC 교체 요구에 OBS 제작국장은 “이미 담당 PD와 팀장이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며 “대안까지 찾아 보고를 올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는 지난해 10월부터 방송됐다. 총선을 전후해서도 사내에서 MC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담당PD와 제작국장이 타사 프로그램 출연 자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당시에도 공식적으로 MC 교체를 요구했다.

회사측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고성국 박사는 “외부 출연을 줄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철현 OBS 노조 사무국장은 “최근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고성국 박사의 정치평론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며 “줄기차게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이번 가을 개편을 앞두고 편성위원회에서 다시 심각하게 논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사보강 10월 5일 0시57분]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