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단속, 이통사들에겐 ‘혜택’… 요금을 잡아야지”
“보조금 단속, 이통사들에겐 ‘혜택’… 요금을 잡아야지”
[인터뷰]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이사

#1.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분기, 이통사들은 가입자 1명을 늘리는데 평균 702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3사가 쏟아부은 마케팅비는 2조356억원이다. 광고비와 단말기 보조금, 판촉비를 합한 금액이다.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매출액의 20%를 훌쩍 넘어선다. 과도한 마케팅비가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 방통위가 ‘매’를 들었다. 지난 13일 이동통신사들의 단말기 보조금 '과열 경쟁'을 단속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통신사들의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케팅 비용 지출이 줄어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막대한 마케팅비를 지출하고 있으면서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업자별로 표정은 엇갈린다. 업계 1위인 SKT는 내심 방통위의 '매'를 기대하는 눈치다. 

방통위가 이동통신사들의 단말기 보조금 ‘과열 경쟁’을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통신사업자들 좋으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규제’를 가장한 ‘혜택’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독점 시장”이라며 “현재의 통신요금이 정당하지 못한 독과점 요금이라는 사실을 방통위가 평가하고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통신요금 원가 산정자료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어떤 의미인가.
“통신요금 인가 제도가 왜 있는지를 우선 봐야 한다. 법원 판결문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무슨 자료를 공개하라는 게 아니다. 법원이 이동통신요금 문제를 인식하는 시각이 핵심이다. 법원은 ‘시장 실패’를 인정했다. 법원은 우리 이통시장은 정상적인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이 아니라고 봤다. 실패한 시장이고, 그래서 요금인가제도가 필요하다는 걸 법원이 인정했다. 법원의 문제 인식이 바뀌지 않는한 이번 판결의 결론이 바뀌지 않을 거다.”

-실패한 시장이다?
“세계적으로 요금인가제도가 있는 나라가 별로 없다. 우리나라 이통 시장은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되는 시장이다. 가장 대표적인 시장왜곡의 형태는 독과점이다. 경쟁해서 요금을 낮추고 사업자들끼리 품질경쟁 하면 뭐하러 국가가 요금을 규제하겠나. 요금인가제도가 있는 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을 통해서 시장을 왜곡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도 시장의 경쟁 정도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서 방통위가 요금을 인가하게 되어 있다.”

-그 평가자료를 공개하라는 것인가?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지정되어 있는 요건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검토하고 평가가 이뤄진 상태에서 약관을 승인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지금은 그게 그렇게 되었다고 믿는 거다. 그런데 정말 믿을 수 있는 건지 보자는 거다. 요금이 변동 되면 그 산정 근거를 첨부하게 되어 있다. 그 근거를 보자는 이야기다. 방통위는 요금이 오른 게 정당하다고 본 것 아닌가. 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방통위가 SKT가 제출한 약관을 승인해서 요금이 결정되는 순간, 3개 이통사의 영업이익률이 결정된다. 다른 변수가 없다.”

-통신사들은 ‘힘들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지난해 9월 정부 통신요금 TF 협의 결과) 8년만에 요금이 1000원 내렸다. 그런데 그 전에 이미 3G 요금은 20~25% 인상시켰고 LTE 요금은 다시 20% 정도 요금을 인상시켜놨다. 방통위가 통신사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겠나. 통신사들은 요금을 1000원 내려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엄살을 피운다. 그 전에 20~25% 인상된 얘기는 하지 않는다.”

-방통위가 통신사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통신비는 시간이 가면 떨어지는 게 정상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인프라 투자비용을 다 뽑고 그 때부터 들어오는 돈은 ‘쌩돈’이다. 만약 정상적으로 경쟁이 작동하고 있다면 가격을 내려도 이통사들의 이윤은 올라간다. 가격을 유지하면 떼돈을 번다. (이통사 입장에선) 특별히 돈이 더 들게 없다. 물론 더 들긴 든다. 손톱만큼 든다. 2009년에 소비자원이랑 프로젝트를 하면서 국제적으로 요금 비교를 해봤다. (요금 추이) 그래프가 다 떨어진다. 우리는 그대로 간다. (요금이) 다 떨어지는데 전 세계에서 한국만 혼자서 버티고 있다.

방통위는 ‘국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어떻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사업자들 경쟁을 통해서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경쟁을 안 하고 있지 않나. 경쟁을 왜 하겠나. 안정적으로 어마어마한 독과점 이익을 국가가 보장하는데. SKT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6%가 넘는다. KT도 연평균 9~10% 사이다. LG유플러스도 6~7% 사이다. 국내 대기업 평균이 6%다.”

-이동통신시장이 ‘독점’ 구조라는 이야긴데, 그 뿌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어느 나라나 주파수는 희소자원이다. 처음부터 이통사업자 수는 정해져 있다. 아무리 많아도 사업자가 5개 이상 되는 나라가 없다. 핵심은 주파수 배분을 공정하게 하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외국의 경우 대개 초기나 중기에 이미 수없이 많은 MVNO 사업자들을 끌어 들여서 경쟁을 활성화한다.

우리는 주파수 배분 정책에서부터 실패했다. 대표적인 게 2003년 SK가 신세기통신을 합병한 사건이다. 제일 좋은 800㎒ 주파수를 그 두 회사가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독점시켜 버린 거다. 다른 사업자는 PCS 사업자였다 1.8㎓짜리 주파수를 쓴다. 저주파 대 고주파의 경쟁 구도다. 저주파는 굉장히 효율이 좋은 주파수다. 기지국을 듬성듬성 둬도 연결이 잘 되고 퀄리티도 좋다. 고주파는 직진성이 있어서 가다가 막히면 끊어져버린다. 그러니까 기지국도 촘촘하게 세워야 하고 인프라 투자 비용도 훨신 더 많이 든다. 퀄리티는 훨씬 떨어진다. 품질 경쟁은 그 때부터 이미 끝나버렸던 거다.

그럼 그 다음이 가격경쟁인데. 당시 정통부는 SKT가 요금을 못 내리게 했다. 3위 사업자가 시장에 안착해야 된다는 명분이었다. 두 개 사업자보다는 세 개가 있는 게 경쟁환경을 위해 낫고, 그게 소비자 이익을 위해 좋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내릴 수 있는 요금도 안 내렸다는 뜻이다. 근데 그건 가격경쟁을 할 때 이야기다. 지금까지 3사가 가격경쟁을 했나. 하나도 안 했다. 그게 뭐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됐나.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했나. 통신사업자들 좋으라고 한 거다.”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은 ‘펑펑’ 쓰고 그 부담을 요금에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거기 숨어있는 거짓말이 있다. 그 주장대로라면, 마케팅비를 줄이면 요금이 내려가나. 마케팅비를 ‘제로(0)’로 만들어도 요금은 한 푼도 안 내려간다. 대신 통신사업자들의 영업이익률이 높아진다. 마케팅비를 많이 쓰니까 요금이 안 내려 간다? 과거에 8년동안 (보조금을) 금지했다. 그 8년 동안 이동통신 요금 한 푼도 안 내려갔다.

이통사가 돈을 쓰는 걸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떼 돈을 못벌게 해야 한다. 왜 이통3사가 영업 판촉비를 그렇게 많이 쓰겠나. 펑펑 써도 되니까 쓰는 거다. 어디서 그렇게 쓸 돈이 나와서 펑펑 쓰냐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대체 누구 좋으라고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시켰나. 통신사업자들 좋으라고 한 거다.

단말기 보조금을 금지하는 법이 있었다. 그런데 원래 이건 금지할 수 있는게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영업의 자유가 있다. 내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영업비를 쓰는 걸 어떻게 막나. 근데 그걸 법으로 금지했다. 그렇다고 보조금 지급을 안 했나. 물론 다 했다. 다만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뜨린 거다. 그럼 그 혜택을 누가 못 받은 건가. 소비자가 다 못받은 거 아닌가. 그걸 (당시) 정보통신부가 만들어 준 거다. 그 기간 동안 이통3사는 재무구조가 안정화 됐다.”

-마케팅비를 제한하는 방통위 정책 방향도 틀렸다는 이야기인가.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는 2008년 3월로 끝났다. 그런데 지금도 한다. 뭘 근거로 하느냐. 따져보면 근거가 없다. 요금(가격)경쟁, 품질경쟁이 안 되는데 이제는 마케팅경쟁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게 무슨 시장인가. 방통위 정책은 아무 경쟁도 하지 말라는 건가. 보조금을 27만원 이하로 제한한다고? 방통위가 담합을 유도하는 것 아닌가. 이통사들이 ‘이렇게 가다가 전부 다같이 망한다’고 규제를 부탁하기도 하더라. 이런 걸 담합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방통위는 뭘 해야 하나.
사실 인가는 허가제도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SKT가 약관승인 신청서를 가져오면 방통위가 할 수 있는 건 받아주거나 안 받아주는 것일 뿐이다. 가격을 내리라고 할 수가 없다. 현행 제도에서는 그렇다. 포인트는, 현재의 통신요금이 정당하지 못한 독과점 요금이라는 사실을 방통위가 평가하고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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