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이르면 오는 주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서울 삼성동 자택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단독보도'라며 메인뉴스에 내보내 이런 뉴스까지 '단독'이라는 말로 자화자찬해야 하는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박 후보가 자택서 '빨간 파티'를 연다는 소식은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여러 언론과 새누리당 의원을 통해 알려져 있는 상태여서 어떤 부분을 단독으로 추적해 밝혀낸 것인지도 선뜻 이해가 가질 않는다.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 채널A는 9일 메인뉴스 <뉴스A> '박근혜, 5년 만에 대문 연다'에서 박 후보가 이르면 이번 주말 자택을 공개할 것으로 보이며, 2030과 자택에서 '빨간파티'를 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박 후보가 자택에서 '빨간파티'를 연다는 사실은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빨간 파티'를 주도)이 지난 7월 파티를 박 후보의 삼성동 집에서 할 뜻을 내비쳐 경향신문 등 다수의 언론이 이를 보도한 바 있어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빨간파티는 지난 6월부터 총 5차례 이어져 박근혜 후보가 경선에서 공식 대선 후보로 당선된 뒤 시즌2로 바뀌었다.(빨간파티는 새누리당 의원이 2030세대와 정치간담회를 하던 것을 말한다)

채널A의 리포트 가운데 새로운 대목은 "이르면 오는 주말 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도였다. 현재(10일 오후 4시10분) 이 리포트는 채널A 메인뉴스 <뉴스A>의 헤드라인뉴스에 올라와 있다.

이 정도 취재된 내용만으로 단독보도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느냐 여부를 떠나 문제는 뉴스의 성격이 폭로나 비판, 고발 등 언론의 권력감시 기능을 드러낸 소재도 아닌 여당의 대선후보 동정의 하나를 갖고 단독보도라고 포장했다는 점이다.

채널A는 박 후보의 자택 공개를 두고 "2030 세대와의 소통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파격행보"라며 미화했다. 채널A는 이어 시종일관 박근혜 후보를 쫓아다니면서 2030 빨간파티 추진 소식과 박 후보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 방문까지 전한 뒤 "정치적 공방과 관계없이 박 후보 측은 예정된 대통합 행보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단지 알려진 사실 가운데 '이번 주에 할 것으로 보인다'는 예고성 동정 뉴스를 앞서 확인했다고 시청자들에게 '단독보도'라 역설할 만한 것인지 의문이다.

또한 채널A 리포트에서는 자택 개방이 박 후보의 '불통' 이미지 극복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조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박근혜 후보의 자택개방은 그동안 복도 브리핑 논란 등 그가 언론을 꺼려온 점 때문에 자택 개방을 통해 '불통' 이미지 개선 효과를 보려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분석이다.

이미 박 후보의 자택개방 '빨간파티'에 대해 여러 언론이 이 같은 평을 했다. 프레시안은 지난 7월 23일 오전 누리집에 게재한 <박근혜 자택서 '빨간 파티' 연다>에서 "참석자들이 직접 먹을거리를 싸와 나눠먹는 행사를 박 전 위원장의 자택에서 열어, 박 전 위원장의 '불통' 이미지도 극복하고 청년층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도 7월 22일자 4면 기사 <박근혜 집서 '빨간 파티'… 새누리 2030 공략 일환>에서 자택 개방의 의미에 대해 "청년 세대들과 소통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파격 행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택 개방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빨간 파티'가 추구하는 김상민 의원은 공식 블로그 '빨간파티in국회'에 올린 글에서 "젊은이들이 보수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만한 팩트를 전달하려는 소통과 공감의 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면서 "보수의 가치가 이루어낸 선작용이나 성과들은 모두 덮여지고, 나쁜 이미지로만 정치적으로 규정되어 온 점이 안타깝다"며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빨간 파티가 생각하는 보수에 대해 "많은 젊은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보수나 진보가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더 혁신적이고 창조적이고 윤리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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