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OBS의 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로 민영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크리에이트는 SBS가 40%의 지분을 갖고 있어 OBS의 운명이 경쟁사에 맡겨질 상황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OBS노조)는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방통위가 SBS 미디어렙에 속한 라디오를 신 코바코로 모두 보내고 OBS를 SBS 미디어렙으로 보내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SBS 미디어렙에 OBS의 광고판매를 담당하게 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미디어렙으로 코바코를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7월 30일부터 방통위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여왔다. 미디어렙법에는 중소지상파 방송사업자가 방통위에 원하는 광고판매대행자를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권용현 방통위 방송광고정책과장은 4일 “OBS측에서 원하는 1안은 공영렙, 2안은 민영렙이었다”며 “모든 사업자가 공영렙 지정을 원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OBS 노조는 SBS와 방송 권역이 겹치는 상황에서 SBS 미디어렙까지 지정될 경우 생존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각 방송사는 주요 프로그램 런칭 전 또는 개편 전에 그 정보를 광고판매대행사에 미리 알린다”며 “OBS의 SBS 미디어렙 지정은 OBS가 SBS 손바닥 위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또한 노조는 “미디어렙 지정의 원칙은 OBS 같은 신생매체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500만 경인지역 시청자와 함께 방통위 해체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CBS 불교방송 평화방송 원음방송으로 구성된 종교방송사장단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미디어렙 지정은 공·민영 분리 원칙에 따라 시행돼야 한다”며 “민영미디어렙에는 SBS를 비롯한 사기업 형태의 방송사를, 공영미디어렙에는 KBS MBC 종교방송 등 공영적 성격의 매체를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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