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네이버의 검색어를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1일 오후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안철수 룸살롱’, ‘박근혜 룸살롱’, ‘이명박 룸살롱’이 오르는 등 ‘룸살롱’ 논란이 벌어졌다. 월간 신동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기존 주장과는 달리 룸살롱에서 자주 술을 먹었다”는 주장의 보도가 나온 이후 키워드 검색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이버에서 성인인증키워드인 룸살롱이 안철수 원장의 경우 인증절차 없이 바로 노출되는 데 문제가 있었다. 반면 ‘박근혜 룸살롱’ 등은 성인인증절차가 필요해 일부 네티즌들이 네이버가 고의적으로 안철수 룸살롱 키워드가 성인인증이 필요 없도록 조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네이버가 여권쪽 인사와 달리 안철수 원장에게는 불리한 검색어를 노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셈이다.

이를 두고 네이버측이 “검색량이 기준 수준을 넘었고,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언론보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논란은 증폭됐다. 네이버측은 해명 과정에서 네이버측이 ‘박근혜 콘돔’도 비슷한 사례라고 예를 들자, 누리꾼들은 ‘박근혜 콘돔’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했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이 단어가 노출되는 일도 벌어져 논란이 계속됐다.

논란의 핵심은 네이버의 검색어 노출이 얼마나 공정한지 여부다. 그동안 네이버는 특정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로 부각될 경우 해당 검색어의 성인 인증을 해제해 왔다. 그러나 이슈로 부각된다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 자의적이거나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상황에서 이번에 ‘안철수 룸살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해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는 네이버 검색어를 두고 공정성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김상헌 NHN 대표는 21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우리 정책이, 결과적으로 이용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리게 된 것 같아 안타깝고 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명예훼손성 검색어에 대한 처리 현황,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대한 운영 현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의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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