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최근 들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에 불리한 내용의 뉴스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편파 보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MBC는 신동아 등의 첫 보도로 알려지기 시작한 안 원장의 룸살롱 출입 진위 논란에 대해 지난 21일 <뉴스데스크>에서 민주통합당의 경선 후보 동정을 소개하는 리포트를 하면서 뉴스의 절반 가량을 안철수 룸살롱 논란으로 채웠다.

MBC는 “한 월간지가 안철수 교수와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적이 있다는 전직고위공직자의 증언을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며 “또 한 기업인의 말을 인용해 안교수가 활동했던 브이소사이어티 회원들이 모임 뒤 서울 강남의 술집에서 자주 어울렸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MBC는 “안 교수는 지난 2009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술을 전혀 못하고 룸살롱에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뉴스의 앞부분에는 정세균 손학규 등 민주당 후보의 선거 유세 활동을 전하며 뒷부분에서는 안 교수 룸살롱 문제를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린 것이다. 이날 KBS와 SBS는 민주당 경선후보들의 동정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 대한 입장을 전했을 뿐 안 원장 룸살롱 문제는 보도하지 않았다.

 

이 뿐 아니라 MBC는 23일 박근혜 후보가 대학생과 만난 토론회 내용을 전하면서도 룸살롱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특히 권재홍 앵커는 뉴스를 소개하는 앵커멘트를 통해 “안철수 교수를 둘러싼 ‘룸살롱 논란’에 대해서도 뼈있는 말을 던졌다”고 전했다. 정작 리포트 내용에는 “안철수 교수의 ‘룸살롱 논란’에 대해서는 ‘안원장 본인이 확실히 밝히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는 대목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권재홍 앵커는 ‘뼈 있는 말’이라는 용어를 써, 시청자들에게 ‘안철수 룸살롱 논란에 주목해 리포트를 보라’는 신호를 준 것이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줬다.

이에 반해 이날 SBS는 뉴스에서 박 후보의 토론회 소식으로만 뉴스를 내보냈고, KBS는 박 후보의 안 원장 룸살롱 논란 관련 발언을 뉴스 뒷부분에 간략히 소개해 MBC와 차이를 보였다.

MBC는 안 원장의 룸살롱 논란에 대해 안 원장이 직접 진위를 밝히자 민주당 경선주자 동정 리포트 뒷부분에 간략히 보도했다. 24일 안 원장이 유민영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에서 지난 98년 술을 끊은 이후 사업상 모임에서 술집에 갈 때 동석했었던 적이 두세 차례 있지만, 술을 마시진 않았다고 밝혔다.

 

안 원장이 2009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안 원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단란히 먹는 술집에 가봤는냐는 우회적인 질문에 뭐가 단란한 거냐고 되물은 것이 전부였다는 것. 안 원장은 이어 앞으로 제기되는 허위사실에 대해선 분명하게 대응하고 조치하겠다면서 이것이 국민이 바라는 상식과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안 원장의 입장은 SBS <8뉴스>와 KBS <뉴스9>에서 모두 리포트로 방송됐다.

MBC의 안 원장 견제는 이밖에도 여러 차례 계속됐다는 것이 MBC 기자들의 평가이다. 지난달 24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안 원장에 대해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유독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여야는 안 교수가 대선 출마선언을 미룬 채 검증을 피해 무임승차 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손학규 후보측도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방송사가 안교수를 출연시키는 것은 선거개입이자 공정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안 교수가 검증 안 된 상태에서 인기관리에만 집중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안 교수는 민주당에서 대선후보가 결정이 되면 부전승으로 링에 오르겠다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은 아주 몰염치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3일 선관위의 안철수 재단 활동 불가 판정에 대해서도 MBC는 왜 선관위가 이 같은 결정을 하게됐는지에 대한 과정은 언급하지 않은 채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비판하는 멘트를 방송했다. 이에 반해 SBS와 KBS는 심 의원이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이 같은 결정에 이르게 됐다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MBC는 지난 16일 안철수 재단이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되 선거법에서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동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는 소식은 누락했다. 이날 SBS는 별도의 리포트를 내보냈고, KBS는 민주당 경선 후보 동정을 소개하는 리포트에 이 소식을 넣어 차이를 나타냈다.

앞서 MBC는 <시사매거진 2580>에서 안 원장을 조명하는 보도를 하려 했으나 일방적으로 방송하지 못하게 해 기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를 두고 MBC의 한 중견기자는 26일 “안 원장과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이 나오면 빼놓지 않고 가장 적극적인 리포트를 하면서도 부정적인 내용이 아닌 소식이 나오면 늘 빼먹는 패턴이 보인다”며 “이런 기사들의 대부분이 파업 불참기자들이 한 것으로, 현재 정치부 주요 출입처의 경우 파업 불참기자들이 차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23일 권 앵커가 박 후보의 ‘안 원장 룸살롱’ 발언을 소개하면서 ‘뼈있는 말’이라는 용어를 쓴 것 자체는 매우 중립적이지 못하다”라며 “이 용어는 ‘잘못한 사안에 대해 훈계한다.’는 뉘앙스를 줘, 박근혜가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고, 안철수가 잘못했다는 식의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집요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안 원장에 대해 편파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재철의 지휘를 받는 보도국 지도부는 이런 식으로 보도하는 것이 박근혜 후보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는 결국 박 후보에게도 독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사정정 8월 30일 오후 2시38분]

정정보도문

미디어오늘 온라인판 8월 26일 제하 기자칼럼 내용 가운데 ‘MBC가 안철수 원장의 룸살롱 출입 진위 논란을 방송 3사 가운데 가장 많이 방송했으나 정작 안 원장이 이에 대한 반박을 하는 글을 발표하자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사실 확인 결과 지난 24일 <뉴스데스크>에서 이를 보도한 것으로 확인돼 바로잡습니다.

칼럼을 쓴 기자의 착오로 MBC가 안 원장의 해명이나 반박을 한 줄도 방송하지 않은 것으로 오인케 한 점에 대해 MBC 제작진과 독자들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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