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추가 입점을 막고 재래시장을 지키기 위해 지역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마포지역 36개 단체가 참여하는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마포지역 주민대책위원회’는 24일 저녁 홈플러스 입점 예정지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앞에서 ‘아름다운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시민 문화제를 열었다.

마포 시민들은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 입점을 막기 위해 15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망원, 망원월드컵 시장 상인들을 응원하고 한 목소리로 홈플러스를 규탄했다.

부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의 시민들은 문화공연과 홈플러스 규탄 영상을 보면서 상인들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설현정 마포희망나눔 활동가는 “홈플러스의 추가 입점은 골목시장을 흡혈귀처럼 빨아먹어 서민들이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두리반, 성미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마포 시민단체들은 이번에도 함께 힘을 모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미 4개의 홈플러스·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있는 마포구에 추가 입점은 지역 경제를 무너트리는 행위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딸과 함께 문화제에 참석한 정성우씨(33세·마포구 성산2동)는 “대형마트가 생기면 대기업이 지역 상권을 주도할 것”이라며 “지역 주민인 중소상인들이 무너지고 지역경제를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홈플러스를 이용했었는데 이제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중소상인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문화제를 위해 상점을 닫고 참석한 상인들은 시민들의 연대에 힘이 난다며 반드시 홈플러스 입점을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망원시장에서 7년째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황성연씨(48세)는 “시민들의 이렇게 도와주니 눈물나고 정말 고맙다”며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홈플러스는 마포에 촘촘한 그물망을 짜서 조그만한 치어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게 목표”라며 “홈플러스가 추가 입점되면 망원시장·망원월드컵시장은 영등포 대림시장처럼 없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망원월드컵시장 상인인 홍지광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마포지역 주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두 재래시장의 300여 명 상인들은 대부분 마포 주민들”이라며 “내 집에 들어오는 도둑은 우리가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재래시장과 중소상인을 지키는 것이 경제민주화라는 주장도 나왔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시민 자유발언에서 “헌법 119조 경제민주화 조항은 경제주체들이 조화롭게 살라. 적절하게 소득을 분배하라. 그리고 경제력을 남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주권을 가진 우리가 합정 홈플러스를 막는 것은 헌법에 있는 경제민주화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 지역구의 국회의원인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도 문화제에 참가해 “이명박 정부가 대기업이 잘 되면 낙수효과로 서민들도 다 잘 된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더 이상 대형마트가 늘어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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