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특검을 맡았던 조준웅 변호사의 아들이 삼성전자 중국 현지 법인에 특채됐다는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애초 KBS가 먼저 단독 취재해놓고도 누락한 것으로 밝혀져 기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조준웅 특검의 특검활동 종료 이듬해(2010년)에 조 특검의 아들이 삼성전자에 과장급으로 입사한 사실을 KBS 보도국이 이달 초 단독으로 취재해 놓고도 방송에 내보내지 않았다며 “이선재 보도국장이 취재기자에게 특혜의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요구하며 계속 보도를 미뤘다고 한다”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는 이 국장에 대해 반대로 “이 채용이 우리나라 특검 제도의 근간을 해치는 보은 채용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해 보라”며 “며칠이 지나 증거도 없는 사실을 한겨레와 MBC 뉴스데스크, 경향신문이 썼다”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는 “지금까지의 팩트만 나열해도 충분한 뉴스, 그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겨놓으면 될 일이었다”며 “그런데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고도 입을 닫은 우리 뉴스는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한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구구절절 핑계를 대면서 취재기자의 노력을 허물어뜨리는 뉴스 지휘부가 아니라, 후배들의 기자정신을 믿고 격려해줄 참된 선배들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며 “그것만이 KBS 뉴스가 살 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보도국장이 부친 49재 휴가를 낸 상태”라며 “현재 내용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이선재 국장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한겨레는 지난 20일자 기사에서 “조준웅 변호사의 아들 조아무개씨가 비자금 사건 선고 이듬해인 2010년 1월 삼성전자 과장으로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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