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두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중잣대를 갖고 있다”며 검증 공세에 나서자 안 원장 측의 반론도 거세지고 있다. 안철수 원장 측 대변인격인 금태섭 변호사는 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불거진 최태원 SK회장 탄원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이 2003년 당시 비리를 저지른 최태원 회장의 탄원에 나선 이유가 공동투자 한 ‘IA시큐리티’ 사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일에는 안 원장이 재벌의 은행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인터넷 은행 설립에 참여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이를 두고 안 교수가 금산분리 강화와 비리재벌에 대한 높은 처벌을 주장하는 현재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안 교수가 동업자로서 최 회장 구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V소사이어티) 회원 40여명 전원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안 원장은 그중에 한명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금 변호사는 “책에도 안 원장이 여러 번에 걸쳐 나도 여러 번 실수한 사람이라고 얘기했는데 한정된 지면에 모든 얘기를 다 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이어 “만약 최태원 회장의 구명 탄원서에 서명 한 것이 최 회장을 통해서 어떤 사업적 이익을 봐야 되거나 동업자관계이기 때문이었다면 그 후 사업을 열심히 했을텐데 IA시큐리티가 결국은 감자를 통해서 나중엔 없어져버렸기 때문에 어떠한 이득을 취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그러나 “후발 벤처기업을 돕겠다는 취지의 모임인 V소사이어티 회원들이 이런 식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당연히 지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안 원장도 알기 때문에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을 한 것”이라 전했다.

안 원장이 ‘V소사이어티’ 회원들과 2001년 재벌의 은행업 진출 논란을 일으켰던 인터넷 전용은행 설립에도 참여한 사실에 대해서는 금산분리와 별개의 사업이었음을 강조했다. 금 변호사는 “(당시) 은행 설립하는데 투자하려 한 것이 아니고 보안 업무상 관련이 있어 안랩의 자회사에서 3천만 원으로 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 변호사는 이어 “인터넷 은행은 기업대출이 아니라 개인을 상대하는 은행이라 금산분리 취지와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손석희 진행자가 “제조업을 가진 회사가 금융에 진출하면 시민의 돈을 운영해 이익을 취하게 되는 구조 아니냐”며 문제점을 지적하자 “만약 설립과정에 참여했다면 그 점을 간과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설립에 전혀 관여를 안 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근혜 예비후보 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이 “(안 원장이) 성인인척 하고 있지만 곧 판명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중요한 것은 시행착오나 실수의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는 것”이라 밝혔다. 금 변호사는 “기존 정치권은 자신들이 왜 (안 원장만큼의) 성원을 못 받는지에 대해 반성을 하고 신뢰를 얻으려고 해야 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집중해줬으면 하는 것이 유권자로서 생각”이라며 새누리당 측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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