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의 총자산가액은 2012년 4월26일 기준으로 263억5685만4908원이다. MBC 주식 30만 주(30%)와 부산일보 주식 200만 주(100%)의 23억여 원과 예금 233억여 원을 합친 가치다.

국세청에서 운영하는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정수장학회 2011년도 결산서류를 살펴보면 유동자산의 90% 이상은 21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다. 부산일보와 MBC가 정수장학회에 내는 기부금 일부가 포함된 금액이다.  

부산일보 노조(위원장 이호진)가 정보공개를 신청해 얻은 1995년부터 2011년까지의 정수장학회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1995년 당시 정수장학회의 예금 총액은 100억여 원이었다. 하지만 2011년 200억 원으로 2배 가량 껑충 뛰었다.

이호진 위원장은 “그 경위를 100% 다 파악할 수 없지만 부산일보가 냈던 3억 원이 예금자산으로 분류됐는데, 8억으로 오른 뒤 3억은 장학금으로 쓰였고 나머지 5억 원은 예금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부산일보는 2002년부터 8억을 기부금으로 내기 시작했다. 부산일보에서 정수장학회로 추가로 들어간 2억 원이 10년 동안 쌓인 결과, 정수장학회의 예금 자산을 증가시키는데 일조했다는 말이다.

실제로 부산일보에서 정수장학회로 들어가는 금액은 매년 조금씩 늘어났다. 부산일보는 1995년과 1996년은 6억,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동안은 7억, 2002년부터 지금까지는 8억 원을 내고 있다. 2011년에는 12억을 낸 것으로 돼 있는데 이는 2008년 한 차례 내지 못했던 것을 감안, 4억 원씩 두 차례에 걸쳐 나눠 내고 있다. 부산일보는 지난해 각각 1월에 4억, 12월에 8억 원을 냈다.          

MBC가  내던 기부금도 2005년을 기점으로 ‘폭등’했다. 1995년에 3억1500만 원, 1998년에 6억3000만 원을 냈지만 2004년에는 무려 20억을 냈다. 이사회 회의록에는 금액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가 나와있지 않다. MBC는 2011에도 1월, 9월, 10월 세 차례에 걸쳐 21억9500만 원을 정수장학회에 납부했다. MBC는 그 외에도 매년 3000만 원의 주식 배당금을 내고 있다. 

2005년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정수장학회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MBC로부터 94억3000만 원의 지원을 받았고 1985년부터 2005년까지 받은 기부금과 배당금 총액은 147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수장학회의 전체 수입에서 부산일보와 MBC가 내는 지원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더욱 극적이다. 2011년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수입총액 53억여 원 중 기부금은 33억여 원으로 64%를 차지한다. 부산일보와 MBC의 기부금이 포함된 예금자산이 매년 각종 사업에 쓰이고 있으므로 이들 언론사에 대한 정수장학회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부산일보와 MBC가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을 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부산일보와 MBC가 이만큼의 금액을 반드시 내야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부산일보 노조는 부산일보가 정수장학회에 내는 기부금액이 3억 원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MBC 매출이 약 1조 원대이고 부산일보가 400억 원을 감안할 때이다. 부산일보는 매년 적자를 기록함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8억 원을 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부산일보가 매년 내야 하는 금액은 정수장학회 이사회에서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조가 지난해 사측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사측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주주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수장학회는 MBC 지분 30%와 부산일보 100%, 경향신문 사옥대지를 보유하고 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당 초선의원 초청강연회에서 “MBC 지분 30%면 10조~20조 원”이라며 “박정희 18년 집권 뒤 10조 원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정수장학회가 지금까지 있는 것이야말로 ‘한강의 기적’보다 더한 기적”이라고 풍자한 바 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정수장학회 상근 이사장으로 재임했던 2000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2억5천만원 상당의 연봉을 받았다. 2002년 3월 세계일보가 정수장학회 퇴직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의 연봉은 나머지 직원 8명의 연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박 전 위원장의 연봉은 학생 100명에게 전액 장학금을 줄 수 있는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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