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자동차 부품업체 SJM 노조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러 논란이 된 용역업체 컨택터스가 이명박 대통령을 경호했던 업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에 따르면 컨택터스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을 게재하며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최상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 예측할 수 없는 각종 형태의 위험으로부터 경호대상의 신변을 보호 유지하는 업무로서 여러 형태의 서비스가 있다"며 "VIP 요인경호, 개인경호, 행사경호, 긴급동행경호, 경호운전수행 등이 그것이다"고 자사를 홍보했다. 현재 컨택터스 홈페이지는 차단돼 있다.

장하나 의원은 "'컨택터스'는 '각종경호신변변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아래와 같이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의 모습을 게재하며 자신들의 이명박 대통령을 이전에 경호한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도  "청와대나 공권력의 비호 없이 어떻게 일개 용역업체가 노동현장에서 활개를 칠 수 있겠느냐"며 "컨택터스는 노조 탄압에만 투입된 게 아니라 용산 참사 같은 철거민 분쟁장소 등 전국에 걸쳐 안 가는 곳이 없었다. 그러나 그간 쌍방의 폭력과실이 있어도 조사 조차 받지 않는 일이 5년째 반복되고 있으며 공교롭게도 업체의 법률자문을 법무법인 영포가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영포는 민간인 불법사찰로 구속기소된 진경락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변호했던 곳이다. 이에 대해 하금렬 대통령실장은 이에 "처음 듣는다"며 "청와대나 공권력이 해당 업체를 비호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답했다.

컨택터스는 또한 홈페이지에 자사를 '민간군사기업(PMC)'를 지향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컨택터스는 홈페이지에 "당사는 2008년부터 아프간 미군 기지가 있는 바그람 지역에 경호요원 파견 및 아프간에 주재한 공관의 경호 등을 담당하면서 국내 업체로는 일찍부터 분쟁지역 파견 전문 민간군사기업을 표방하면서 위험지역 해외개발사업 현장의 경호경비 보안 컨설팅을 실시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택터스는 무기 소지에 대한 부분도 적시했다. 컨택터스는 "무기 소지나 경호업체의 무장이 허용되지 않는 국내와 달리 무기소지 및 무장이 가능한 국가를 베이스로 무장경호의 합법성을 획득함으로써 국내법상 문제가 없도록 했으며, 군사 신분이 아닌 민간 경호원으로 국가적인 문제의 소지를 배제했다"고 했다.

특히 "총기류와 탄약 및 선박 내외의 무장에 필요한 무기들은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원활한 조달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서준호 전 컨택터스 대표가 2010년 낸 보도자료에서도 "민간군사기업으로 기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홍보한 바 있다.

컨택터스는 직장폐쇄에 따른 용역직원 투입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장에 대체인력 파견까지 하고 있다. 실제로 컨텍터스는 채용사이트 인크루트에 SJM에 투입되기 전인 7월18일까지 '중견 자동차 제조사 생산직 사원 모집'이라는 광고를 냈다.

이는 사업주의 입장에서도 불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43조는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볼 때 컨택터스가 단순한 용역업체가 아니라 노사 갈등에 적극 개입해 민주노조를 와해하고 기업노조를 세우는 '노조말살' 전문 기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11년 열린 '용역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대안 마련 토론회' 자료집에 따르면 컨택터스는 SJM뿐만 아니라 발레오만도, KEC, 상신브레이크, 유성기업 등에도 직장 폐쇄 후 투입됐다. 

실제 컨택터스 홈페이지에는 '분쟁, 노사분쟁 대응요령'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컨택터스는 "노조는 작은 개를 좋아한다. 잘 짖고 말썽을 잘 일으켜 주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겁먹고 지레 소화기만 쏴 대는 것(용역)들은 극도로 겁먹은 상태에서 차로 노조대를 향해 질주하는 사태를 벌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도둑은 작은 개가 잘 짖어 좋지만, 노조에는 큰 개가 좋다"며 "큰 개는 겁 먹지 않기 때문에 짖지 않고, 컨택터스는 노조원에 선제 공격을 하거나 노조대에 폭력을 가하지 않고, 그렇다고 무너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컨택터스는 경찰이 노사갈등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애꿎은 관할서와 지방청을 끌어 들여 관폐를 끼치는 것은 실례"라며 "이러한 사태를 야기하지 않기 위해 초기 적격 업체 투입으로 폭력과 부상을 방지하고 이슈화 여론화의 빌미를 차단하는 게 좋다"는 설명까지 하고 있다. 

컨택터스는 지난 27일 새벽, 노동자 150여명이 농성중인 SJM 안산 공장에 진입해 날카로운 쇠붙이 부품과 소화기 등을 조합원들에게 던지고 무차별적으로 진압봉을 휘둘러 '살인진압'이라는 논란을 야기했다. 또한 컨택터스 직원들이 진압 다시 얼굴에 마스크를 썼다는 증언이 나와 '경비업체 감독명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 경호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컨택터스 본사에 전화했지만 인사팀 관계자는 "보안업무 관련 일은 모른다"며 "인천쪽에서 담당하는데 관련자가 연락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컨택터스 인천점에 몇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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