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리서치뷰 정기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대선판세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SNS를 중심으로 ‘속보’를 전하기 바쁘다.

언론이 발표하는 보통의 여론조사와는 확연히 다른 조사 결과 때문이다. 실제로 오마이뉴스-리서치뷰가 지난 6월 30일~7월 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RS/RDD 휴대폰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진행한 결과, 박근혜-문재인 맞대결에서 박근혜 45.8%, 문재인 43.0%로 두 후보의 격차는 불과 2.8%포인트에 불과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4~6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2000명(집전화+휴대전화 RDD)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서는 박근혜 58.9%, 문재인 33.9%의 지지율을 보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무려 25%포인트에 달한 셈이다.

비슷한 시기 조사한 여론조사라고 하기에는 격차가 커도 너무 컸다. 그렇다면 특정한 여론조사만 맞고 다른 여론조사는 틀린 결과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의 메커니즘을 되짚어보면 해답이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오차와 한계가 존재하고 기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는 점이다.
 

   
 
 

주목할 점은 리서치뷰 조사는 100% 휴대폰 여론조사라는 것이고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조사는 휴대전화+일반전화 여론조사라는 점이다. 중앙일보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지난 4~6일 실시한 중앙일보의 첫 정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자대결, 양자대결을 가리지 않고 선두를 지켰다. 4·11 총선 이후 모든 가상대결에서 1위로 올라선 뒤 석달  째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오마이뉴스-리서치뷰 조사와는 양자 대결 수치는 물론 결과 분석도 확연히 다르다. 문제는 중앙일보 조사가 오마이뉴스-리서치뷰 조사보다 신뢰성 있는 여론조사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휴대전화 100% 여론조사는 보편적으로 채택되는 여론조사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여론조사 기법 중 하나이다.

과거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KT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선전화 여론조사는 사실상 관심 밖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등 각종 중요 선거에서 한계가 뚜렷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선전화 조사를 하더라도 RDD(임의전화걸기) 방식이 보편적으로 도입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앙일보 조사처럼 유선전화+휴대전화 조사가 더 주목받는 조사방법이다. 유선전화만의 조사를 진행할 경우 휴대전화만 쓰는 이들을 원천적으로 제외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완한 방법이다. 문제는 유선전화+휴대전화 조사의 반영비율을 얼마로 할 것인지 ‘정답’은 없다는 점이다.

유선전화+휴대전화 조사를 하는 리얼미터의 경우 유선전화(80%), 휴대전화(20%) 반영 비율을 적용한다. 휴대전화 100% 여론조사를 하는 리서치뷰와의 차이점이다. 휴대전화 조사의 경우 지역구별 표본 확보가 법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 선거에서 적용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지역별로 양질의 휴대전화 표본을 확보하지 않고 있다면 휴대전화 조사를 하더라도 형식적인 조사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선처럼 전국단위 조사는 경우가 다르다. 방송통신위원회에는 국번 휴대전화 가입자 현황 자료가 있는데 예를 들어 010 가입자가 85%, 비 010 가입자가 15% 가량이다.

RDD 방식에 따라 무작위로 휴대전화 번호를 생성하면 1억 3000만개 정도가 나온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 가운데 8000만개 정도는 결번이고 5000만개 정도의 휴대전화 번호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조사를 한다고 다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갤럽도 최근 100% 휴대전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7월 첫째주 대선후보 양자구도 대결 결과를 보면 박근혜 48%, 문재인 31%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휴대전화 100% 조사인데 리서치뷰와 한국갤럽 조사 결과가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리서치뷰는 100%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하지만 전화면접원이 묻는 방식이 아닌 자동응답전화에 의한 컴퓨터 음성에 따라 응답하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갤럽은 조사원이 직접 지지후보를 묻는 방식이다.

야권 지지층의 경우 전화면접원이 대선후보 지지의사를 묻게 될 경우 자신의 지지성향을 밝히기를 꺼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컴퓨터 음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야권 지지층의 응답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리서치뷰 조사가 한국갤럽 조사보다 더 신뢰도가 높은 조사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각 조사에 따라 오차와 한계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와 더 가까운 수치로 나타날 것인지 대선을 통해 확인한다면 여론조사 기법도 긍정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4·11 총선 때 2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조사를 한 결과 정당 지지율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방송사 출구조사보다 더 정확했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1% 가량 덜 잡힌 점은 있지만 최종 개표결과와 유사하게 나왔다. 100% 휴대전화 여론조사의 빈도를 늘리는 방향으로 대선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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