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조합과 집행부 16명에 대해 195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MBC 노조에 따르면 MBC는 지난달 22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지난 3월 4일 이전 청구한 기존 손해배상 청구액 33억원에서 195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손해배상 청구취지 변경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

MBC는 기존 35억원 금액은 지난 3월 1일까지 발생한 손해 금액이며 그 이후 지난달 20일까지 발생한 손해액을 추가로 산정해 195억원을 청구액으로 정했다. MBC는 195억원의 산출 근거를 밝히지 않고 추후 증거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한국 언론역사는 물론 노동운동 역사에 그 악명을 길이 남길만한 도발을 또 다시 자행했다"며 "파업으로 인한 조업 손실 등을 구실로 사용자측이 그동안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굵직굵직한 손해배상 소송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봐도 김재철 사장이 자행한 195억원이란 천문학적 금액은 좀 처럼 찾아보기 힘들다"고 반발했다.

MBC가 지난달 22일 회사 특보를 통해 노동조합의 파업 때문에 막대한 광고 손실이 발생해 6월 말까지 전년대비 282억 원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힌 것도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액을 청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MBC는 당시 특보에서 '2012년 상반기 경영 현황 분석'이라는 자료를 내고 "MBC는 1월 30일부터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파업으로 인해 프로그램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고, 이로 인한 광고손실액 및 회사 피해액은 막대한 수준"이라며 "MBC는 5월까지 광고매출에서만 전년대비 98억 원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6월말까지 상반기 예측치로는 282억 원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파업으로 매달 인건비 30억 원을 고스란히 보존해 파업 돌입이후 지난 5달 동안 무려 150억 원의 예상 밖 흑자 요인이 발생한 점, 파업 불참자에다 사실상의 대체 인력을 무분별하게 투입함으로써 프로그램 결방을 비롯한 타격이 적었던 점 등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견강부회이자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MBC 노조는 이어 "사장의 비리 혐의와 편파방송 논란으로 스테이션 이미지가 실추돼 유발된 시청률 감소 요인과 표면적으로나마 방송이 정상화된 것처럼 보이려고 무리한 제작을 강행하면서 프로그램과 뉴스의 자체 경쟁력이 저하된 점도 사상해버린 일방적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195억원의 손해배상 금액은 지난 4월 금호타이어 사측이 노조간부 97명에 대해 제기한 179억원의 손해배상액과 지난 2010년 11월 현대자동차 사측이 노조의 공장 점거에 대해 제기한 100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상회한 것이다.

MBC 노조는 "조합의 대화 요구를 거부한 채 지난 1일 결국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재철 사장은 이번 천문학적인 소송 폭탄으로 다시 한 번 대화로 사태를 풀 생각이 없음을 만천하에 확인시켰다"면서 "대화로 MBC를 정상화시키라는 국민의 대표기관 국회에서 도출된 여야 간 합의도, 감독기관인 방통위의 권고도 안중에 없는 태도로 파국을 향한 무한 질주에만 광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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