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다시 한 번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에도 문재인 상임고문이 꼽혔다.

프레시안이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청와대, 국회, 정당에 출입하는 언론사(방송사·중앙일간지·지방지·인터넷신문·주간지) 정치부 기자 22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일반 여론조사와는 다른 정치부 기자들의 시각이 담겨 있다.

정치부 기자들은 TV 화면이나 사진에 비친 정치인이 아닌 그들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이들이다. ‘이미지 정치’에 강한 정치인들은 일반인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실상은 아는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외면받는 이유이다.

정치부 기자들은 대선 주자들 가까이에서 그들의 말과 행동, 철학, 정책 등을 지켜보고 평가해온 이들이다. 대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들이 어떤 평가를 하고 예상을 하는 지는 하루가 멀다하게 쏟아져 나오는 일반 대선 여론조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은 2관왕을 했고,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약진했으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대세론’이 무색하게 처참한 결과를 맞이했다. 우선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적합한 인물인지 ‘대선 적합도’를 물어본 결과 문재인 25.7%, 김두관 18.5%, 박근혜 18.0%, 손학규 11.7%, 안철수 10.8%, 김문수 1.8%, 유시민 1.4%, 정동영 0.9%, 정몽준 0.9% 등으로 조사됐다.

문재인〉김두관〉박근혜〉손학규〉안철수 등의 순으로 나타난 셈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여야 후보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주목할 지점은 대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이다. 정치부 기자들은 단지 이미지만을 놓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재인 상임고문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결과다.

올해 1월 미디어오늘이 국회 출입기자 19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상임고문은 ‘대선후보 적합도’ 부문에서 25%로 1위를 차지했고, 박근혜 18%, 손학규 16%, 안철수 10%, 김두관 4% 등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올해 1월과 6월 국회 출입기자와 청와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각각 ‘대통령 적합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셈이다.

프레시안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경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물어본 결과 문재인 상임고문은 61.7%, 김두관 경남지사 23.0%,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10.8% 등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상임고문의 민주당 대선후보 승리 가능성이 경쟁 후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셈이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후보단일화시 승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56.3%, 안철수 원장 35.6%로 민주당 쪽의 우위를 점쳤다.

프레시안 여론조사가 문재인 상임고문에게 고무적인 결과라면 김두관 경남지사에게도 충분한 가능성을 안겨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맞먹는 지지를 받았으며,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문재인 35.6%, 김두관 34.7%로 수위를 다퉜다.

대통령 자질 측면에서 김두관 지사를 주목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다만 김두관 지사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승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문재인 61.7%, 김두관 23.0%로 문재인 상임고문과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다는 점이 걸리는 대목이다. 김두관 지사를 주목하는 기자들이 적지 않지만 그의 대선후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점치고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 이번 여론조사는 ‘재앙’과 같은 결과다.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정치를 담당하는 기자들에게는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후보를 물어본 결과 박근혜 35.6%, 안철수 11.7%, 정동영 8.6%, 이재오 7.2%, 정몽준 6.3% 순으로 박근혜 전 대표가 압도적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2.3%, 김두관 경남지사는 0.9%은 '대통령 부적합 후보' 부문에서 지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박근혜 전 대표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통령 자질 측면에서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은 그의 대선행보에 ‘먹구름’이 드리웠음을 의미한다.

안철수 원장은 대선후보 적합도 측면에서 문재인 김두관 박근혜 손학규 등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될 후보 분야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2위(11.7%)를 차지했다는 점은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직업 정치인'이 아닌 안철수 원장은 정치인으로서 경험과 자질을 중시하는 정치부 기자들에게 후한 평가를 받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문제는 안철수 원장에 대한 훈훈하지 않은 평가가 이번 여론조사만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1월 미디어오늘의 국회 출입기자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박근혜 손학규 후보에 이어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1월이나 6월이나 정치담당 기자들은 안철수 원장에게 후한 평가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여권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을 굳게 믿는 분위기이지만 정치부 기자들은 ‘이명박-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정권재창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야권 단일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맞대결에서 대선 승리 가능성을 물어본 결과, 야권 단일후보 70.3%, 박근혜 후보 22.1%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대선이 이제 6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일반 여론조사의 훈훈한 결과에 취해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대통령 적합도 부문에서 새누리당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지지가 모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범야권은 여러 후보로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후보군의 경우 박근혜 18.0%, 김문수 1.8%, 정몽준 0.9% 등을 모두 포함해도 20.7%에 불과했다.

반면 범야권은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안철수 등 10% 이상 지지를 받은 후보만 포함해도 66.7%에 달했다. 대통령 자질 측면에서 정치부 기자들은 범야권을 주목하고 있으며, 대선후보 당선 가능성 측면에서도 10명 중 7명이 범야권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는 얘기다. 

대선주자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는 정치부 기자들이 점치는 2012 대선은 일반 여론조사와는 큰 차이가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에게는 ‘2관왕’의 영광을, 김두관 경남지사에게는 ‘약진’의 가능성을,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침몰’의 불길한 예측을 안겨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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