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사가 지난 1월 30일 파업 돌입 이후 처음으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해 마주 보고 앉는다.

노사의 공식 대화는 MBC 노조가 지난 26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사측에 대화 제의 공문을 보내고 이에 MBC가 응하면서 성사됐다.

MBC는 이날 특보에서 "오늘 오후(2시 30분) 예정된 노사 대화에서 회사는 성실한 자세로 임할 것이며, 노조 역시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 진지한 자세로 응할 것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MBC에 따르면 사측은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과 백종훈 편성제작본부장, 조규승 경영본부장이 대화 대표자로 나오고, 노조에서는 이용마 홍보국장, 강지웅 사무처장, 박미나 경영부문 부위원장이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첫 노사 대화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노조의 대화 요구에 대규모 징계 조치를 내렸던 전례로 비춰봤을 때 사측의 입장 변화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정치권에서는 김재철 사장 퇴진을 사실상 여야가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대화 요구에 응한 것이 코너에 몰린 사측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노사 대화마저 거부한다면 더욱 고립되는 모양새로 비치기 때문에 대화에 응하는 제스처라도 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노사 첫 공식대화는 서로 입장차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노사 대화 창구를 통해 사측이 '절대 김재철 사장 퇴진이 없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할 창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MBC는 특보를 통해서도 "방문진 이사들이 8월에 새로 구성되다고 해도 2014년까지 보장된 사장의 임기에는 변화가 없다"며 노조가 근거 없는 사장 퇴진설을 유포하고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MBC는 이상돈 전 비대위원이 8월 방문진 이사 교체에 따른 김재철 사장 거취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노조가 이 교수의 개인 의견을 새누리당의 당론이라도 되는 것처럼 확대 포장하는 데는 파업 노조원들을 8월까지 이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는 "파업 노조원들 가운데는 파업 종료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집행부는 이에 귀를 닫고 있다고 한다"며 "이제 파업 종료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사측의 입장대로라면 이번 대화 테이블에서는 기존에 제안했던 공정방송협의체를 다시 한번 제안하고 김재철 사장 퇴진은 불가하며 업무에 복귀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 입장에서는 무조건적인 업무 복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대규모 징계 조치 결과를 최소화시키겠다는 사측의 전향적인 약속도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움직임과 별개로 김재철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대규모로 전개하고 있고 오는 30일에는 국민 여론을 통해 김 사장의 퇴진 목소리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말 그대로 오늘 자리는 처음으로 노사가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자리"라며 "의제는 정해진게 아니라 자유스럽게 대화할 것이다. 징계 문제를 포함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할 것이다.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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