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박 전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끌려나갔다.

한대련 소속 8명의 대학생들은 22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박 전 위원장의 의원실을 찾아가 '반값등록금' 정책을 외면하는 박 전 위원장에게 항의의 뜻을 전하며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의원실에 있던 한 여직원은 "만나기 힘드니 보좌관과 연락하라"고 말하자 대학생들은 "보좌관이 아니라 박근혜 의원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재차 요구했다.

대학생들이 박 전 위원장의 의원실 앞에서 반값등록금 실현과 이를 외면하는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자 국회 경위들이 나타나 "떠들지 말라"며 이들의 양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 경위들은 대학생들이 가져온 프래카드와 손팻말을 압수했다.

대학생들은 끌려가는 동안 "대학생들 왔는데 (박 전 위원장) 얼굴 한 번 못 보고 갑니까", "반값등록금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 시간에도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죽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이들은 의원회관 앞에서 새누리당과 박 전 위원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시도했지만 다시 한 번 국회 밖으로 쫓겨났다.
 

한대련은 즉각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실제 새누리당을 장악하고 있는 박근혜의원에게 찾아가 그동안 대학생의 절실한 염원을 무시했던 처사에 대해 항의하고 앞으로 2학기 반값등록금을 촉구할 것을 요구하는 면담요청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대련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시절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제안하였던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이 5월 26일 내놓은 희망사다리 12개 법안에는 반값등록금등 대학생들의 등록금 고통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전혀 없다"며 "19대 국회의원 중 한대련과 함께 반값등록금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국회의원이 140명이 된다. 즉 새누리당 국회의원 10명만 동의하면 대학생들은 2학기부터 반값등록금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한대련은 4·11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협약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 후보들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후 한대련은 지난달 당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지난 3일 35명의 대학생들이 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새누리당의 동참을 요구했다.

이날 항의 방문 및 면담에 참가한 최동수(28)씨는 "새누리당에 반값등록금 이행을 몇 차례에 걸쳐 요구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하고 외면당하면서 국회 다수를 차지하는 새누리당이 반값등록금을 반대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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